20대 “취업은 했니? 스트레스 받아요”
  • ▲ 추석 귀성길에 오른 가족.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추석 귀성길에 오른 가족.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안부 물어보는 거니 어쩔수는 없지만..." 

    취업준비생 A(26)씨는 추석이 반갑지 않다. 연휴를 맞아 집을 찾아오는 친지들이 물어볼, 취업 관련 질문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그는 "이해를 못하는 건 아니지만 스트레스 받는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우리나라 국민 70% 이상이 명절에 '말로 인한 상처'를 받은 경험이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동아일보는 "동아일보가 8, 9일 리서치기업 '엠브레인'과 공동으로 10~50대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중 70% 이상이 명절에 '말로 인한 상처'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번 조사는 8, 9일 이틀간 연령대별 100명씩, 명절에 듣고 싶거나 듣기 싫은 말을 주관식으로 묻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10대 청소년들은 "안 본 사이에 살쪘다"등 '외모'에 대한 말을 가장 듣기 싫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소녀들의 경우 34%가 추석 때 외모에 대한 지적을 받아 상처가 된다고 답했다. 10대는 "대학은 어디로 갈 거냐?"는 질문에도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20대와 30대는 '취업'이나 '결혼'에 대한 질문을 꺼려했다. 주로 "취업은 했니", "애인은 있니"라는 말이 여기에 해당한다.

    20대 남성 B(25)씨는 “여자 친구 언제 생기냐는 말 때문에 제일 스트레스 받는다. 가족끼리 어때라고 하면 더 짜증난다”고 했다. 

    40대 50대 연령층은 남들과의 '비교(24.5%)'가 가장 싫다고 답했다. 주로 "누구는 연봉이 얼만 데 너는?" , "아무개의 애들은 공부도 잘 하는데 네 아이들은 어떠니?"등 자신이나 자녀의 상황을 다른 가족과 비교하는 말이 꼽혔다.

    50대 남성 37%는 "나이 들었으니 건강 챙겨야지" 같은 잔소리를 듣기 싫어했다. 

    반면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듣고 싶은 말도 있었다. 응답자 35.6%는 "칭찬이 듣고 싶다"고 했고, 34.2%는 용기를 북돋아주는 말이 좋다고 답했다. 

    10대 응답자의 12%는 말보다도 "용돈 줄게"라며, 가족들이 지갑을 여는 행동을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