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尹 처가 정리" … 3년 만에 "흔들면 안돼"
  • ▲ 홍준표 대구시장. ⓒ정상윤 기자

    줄서기, 계파 정치를 비판해온 홍준표 대구시장이 윤석열 대통령 '수비수'를 자처하며 친윤(친윤석열)계로 거듭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윤 대통령과 친인척을 둘러싼 비리를 '본부장(본인·부인·장모) 비리'로 규정하고 비판했던 것과 달리 각종 논란에 옹호하는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면서다.

    홍 시장은 10일 온라인 소통 채널 '청년의꿈'에 윤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 씨 가석방과 관련, "정상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두 달 있으면 만기 출소인데 대통령 장모를 꼭 가석방해야 하나'라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홍 시장은 그 근거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부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를 언급했다. 그는 "조국 부인도 79% 수형하고 가석방됐다"며 "82% 수형한 대통령 장모 가석방은 정상적인 절차"라고 강조했다.

    홍 시장은 지난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 과정에서 윤 대통령에 대해 "온갖 구설과 비리로 대선 본선까지 버티지 못할 수도 있다"며 "설령 대선에서 승리하더라도 정상적인 국정 운영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후보 경선에서 윤 대통령에게 패배한 뒤에도 "처가를 정리해야 한다"고 비판적인 시각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던 홍 시장이 윤 대통령과 4시간 가량 단독 만찬을 가진 데 이어 윤 대통령 엄호에 나선 것이다. 

    '정권 심판론'을 이기지 못하고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패배한 국민의힘과 선거를 이끌었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날 선 발언을 쏟아낸 것과 달리, 윤 대통령에 대해선 "대통령을 흔드는 건 반대한다"고 한 것이다. 

    이 같은 행보를 두고 2027년 대선 도전을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007년을 시작으로 세 번의 대선 도전에서 고배를 마신 홍 시장이 다가오는 대선에선 유의미한 결과를 얻고자 대통령과 우호적인 관계 설정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한 의원은 홍 시장의 행보에 대해 "통통 튀는 발언을 통해 연일 자신의 위치를 과시하고 있다"며 "한 전 위원장을 때리는 것, 만찬 사실을 공개한 것도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이 아닌 자신을 선택했다고 당 인사들에게 주지하기 위함"이라고 해석했다.
김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