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대변인 발언 의혹 확산이준석 "기록 왜곡,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과거 세월호·남북정상회담 사례까지 언급송언석 "李 대통령, 직접 의견 밝혀야"
  •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이종현 기자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촉구에 관한 답변에 대한 공식 브리핑 속기록을 임의로 수정·삭제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파장이 확산하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며 강 대변인의 즉각적인 해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 대표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록을 제멋대로 수정하며 공직 기강을 해태한 강 대변인을 즉각 해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강 대변인은 추미애 민주당 의원의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요구와 관련해 '아주 원칙적으로 공감하고 있다'라고 발언했으면서도 대통령실이 배포한 속기록에는 이 대목을 슬그머니 뺐다"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의 항의가 빗발치자 1시간도 안 되어 복구됐지만, 이는 논란이 커지자 진실을 지우려 한 조작"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강 대변인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언론에 책임을 떠넘겼다"면서 "언론의 감시 기능을 무력화하고 진실을 권력의 입맛에 맞게 재단하려는 오만한 태도"라고 질타했다.

    이 대표는 또 "국민은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정부의 최초 보고 시각 변경과 국가위기관리지침 불법 수정, 노무현 정부 시절의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삭제 사건을 경험했다"며 "여야를 막론하고 기록의 조작과 삭제는 민주주의 자체에 대한 도전이라는 사회적 합의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기록 왜곡은 사후적으로 이뤄졌지만, 이번에는 언론 앞에서 실시간 삭제와 복구가 반복됐다"며 "강 대변인의 행동은 과거보다 훨씬 노골적이고 대담하다"고 꼬집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대통령실의 속기록 삭제를 두고 '조작 시도'라고 지적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부조직법 문제점 토론회에서 "원칙적으로 공감했다는 부분을 삭제하고 속기록을 배포했다가 기자들이 항의하자 뒤늦게 다시 포함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실 대변인의 발언은 대통령의 뜻으로 기록되는 기록물인데 고의 삭제·수정을 은폐한 시도이자 국민과 언론을 기만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강 대변인의 발언이 대통령의 뜻인지 직접 밝혀야 한다"며 "강 대변인의 기만과 은폐가 대통령실 내부의 조직적 은폐인지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인 추미애 의원은 지난 14일 페이스북에 "조 대법원장이 헌법 수호를 핑계로 '사법 독립'을 외치지만 속으로는 내란범을 재판 지연으로 보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법 독립을 막고 내란 재판의 신속성과 공정성을 침해하는 장본인이 물러나야 사법 독립이 지켜진다"면서 조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따라 강 대변인은 다음 날 오전 브리핑에서 추 의원이 조 대법원장의 사퇴를 요구한 것에 대해 "시대적·국민적 요구가 있다면 '임명된 권한'으로서 그 요구의 개연성과 이유에 대해 돌이켜봐야 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점에 대해 아주 원칙적으로 공감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원칙적 공감' 발언에 대해 대통령실이 여당 입장에 동조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자 대통령실은 재차 브리핑을 열고 "삼권분립과 선출 권력에 대한 존중감에 대해 '원칙적 공감'이라고 표현한 것"이라며 "(조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대한) 구체적 의견은 아직 없다는 게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대통령실은 전날 대법원장 거취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실은 이를 논의하지도 앞으로 논의할 의사도 없다"며 다시 한번 진화에 나섰다.
김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