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사퇴 요구, 원칙적 공감"국힘 "삼권분립·정치적 중립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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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등 의원들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파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09.16. ⓒ 이종현 기자
국민의힘이 대통령실의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시사 발언을 삼권분립 침해로 규정하고, 이재명 대통령 탄핵 소추를 포함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의 대법원장 사퇴 촉구를 두고 입장을 묻자 대통령실이 '원칙적 공감'이라 대답한 것에 대해 삼권분립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본 것이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6일 국회 본관에서 열린 긴급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어제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 발언까지 포함해서 이 대통령 탄핵까지 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최근 조희대 대법원장을 물러나게 하려는 대통령실의 발언 등을 묶어서 이 대통령의 헌법 위반 여부를 검토하고 있고 정리되는 대로 탄핵까지 포함해 법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유추해보면 이 대통령도 헌법과 법원조직법에 규정된 대법원장 임기를 임의로 단축하고 대통령이 조 대법원장을 물러나라고 압박하는 상황"이라며 "헌법이 보장하는 삼권분립과 정치적 중립성을 위반한 중대한 사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강 대변인의 발언을 여러차례 뜯어봤지만 잘못 전달됐거나 오독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며 "진의가 담겨 있고 언제든 구체화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인 추미애 민주당 의원은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 대법원장이 헌법 수호를 핑계로 '사법 독립'을 외치지만 속으로는 내란범을 재판 지연으로 보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법 독립을 막고 내란 재판의 신속성과 공정성을 침해하는 장본인이 물러나야 사법 독립이 지켜진다"면서 조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따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전날 오전 브리핑에서 추 의원이 조 대법원장의 사퇴를 요구한 것에 대해 "시대적·국민적 요구가 있다면 '임명된 권한'으로서 그 요구의 개연성과 이유에 대해 돌이켜봐야 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점에 대해 아주 원칙적으로 공감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원칙적 공감' 발언에 대해 대통령실이 여당 입장에 동조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자 대통령실은 재차 브리핑을 열고 "삼권분립과 선출 권력에 대한 존중감에 대해 '원칙적 공감'이라고 표현한 것"이라며 "(조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대한) 구체적 의견은 아직 없다는 게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대통령실은 16일 대법원장 거취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실은 이를 논의하지도 앞으로 논의할 의사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