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낙연, 文 만나 곤란하게 분란 만들어"與 지지자 "文, 해당 행위 넘어선 반민주 행위"
  • ▲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이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이 상임고문 부부가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와 차담을 나누고 있다. ⓒ이낙연 상임고문 페이스북

    문재인 전 대통령이 최근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과 만난 사실이 알려지자 여권에서는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문 전 대통령과 만난 사진을 공개한 이 고문이 "분란을 만들고 있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이와 함께 민주당 일부 지지자는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을 요구하고 나섰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지호 민주당 대변인은 전날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나와 "이낙연 전 총리와 관련해 저희는 지긋지긋한 감정을 느끼고 있다"며 "왜냐하면 이번 대선에서 엄연히 김문수 후보를 지원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면 명절 인사도 김문수 후보한테 가서 해야 한다"며 "문 전 대통령은 저희 당 살아 계신 어른이다. 그런데 왜 곤란하게 자꾸 분란을 만드나. 그냥 한번 김문수 후보한테 마음을 줬으면 그냥 거기로 가서 계속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문제의 발단이 된 건 이 상임고문이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이다. 이 상임고문은 "추석 인사를 겸해 평산으로 문재인 대통령 내외분을 아내와 함께 찾아뵈었다"면서 문 전 대통령 부부와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문 전 대통령은 활짝 웃고 있었다.

    민주당에서는 즉각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 상임고문이 이재명 대통령을 지속적으로 비판한 점을 거론하면서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 추미애 의원은 이 상임고문이 지난 대선 당시 김문수 후보를 지지했던 것을 두고 "매를 들어야 할 때 매를 드는 것이 어른의 도리"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이재명 갤러리'에는 문 전 대통령을 향해 "진짜 출당시켜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런 미필적 고의적 행동들이 위선적" "준내란 세력을 만나주고 사진까지 찍힌 건 해당 행위를 넘어선 반민주 행위"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문 전 대통령 입장에서는 찾아오는 사람을 거부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만남을 비공개하기로 했을 텐데 공개한 사람이 문제다. 공개한 사람이 문제지 왜 문 전 대통령을 출당시켜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전날 시사IN 유튜브 방송에서 "이 상임고문이 문 전 대통령을 진정으로 생각했다면 본인하고 희희낙락하는 사진을 찍어서 SNS에 올렸겠나"라며 "자기 정치적 입지를 모색해 보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기회주의적 작태"라고 꾸짖었다. 

    새미래민주당은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였던 이 상임고문이 명절을 앞두고 문 전 대통령을 만난 일은 "자연스럽다"고 반박했다. 

    전병헌 대표는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초대 총리가 명절을 앞두고 대통령께 인사하러 가는 게 예의 아닌가. 공개를 하든 안 하든 알려지는 일은 자연스럽다"며 "사진을 공개했다고 비판하는 것 자체가 호들갑"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 의원이 이 상임고문을 향해 '기회주의적 작태'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서는 "문재인 당대표 시절 '문모닝'이라고 할 정도로 매일 아침 문재인을 비판해 놓고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원장을 하지 않았나"라며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니까 농담을 가장해 '나를 데려다 쓰라'고 했던 박 의원이 기회주의라는 말을 입에 올리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