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삼권분립, 권력 횡포 막는 최후의 방파제"금태섭 "피를 먹고 자란 민주주의가 땅에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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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희대 대법원장. ⓒ서성진 기자
여권을 중심으로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한 사퇴 요구가 빗발치자 야권에서는 "삼권분립에 위배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송원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7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해 무차별 정치 공세를 벌이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송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대법원장 탄핵 겁박은 전대미문의 후안무치"라며 "집권 여당이 사법부 위에 군림하고 있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직격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삼권분립이 거추장스럽다면 이재명 대통령도 개헌을 해서 대통령 겸 대법원장 겸 더불어민주당 총재를 맡으면 될 일"이라며 "절차적으로 아웅다웅 하느니 형식적으로는 더 깔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여당은 조 대법원장이 마음에 안 드는 판결을 내렸다고 탄핵을 들먹인다"며 "조 대법원장이 내린 판결이 너무 빨라서 문제라고 지적할 수는 있지만 무죄로 내릴 사안을 유죄로 만든 것인지는 대통령의 결단으로 재판을 속개해 봐야만 아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죄 재판이 이제 7개월쯤 지났다고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 빨리 해야 한다'라고 주장할 거라면 기소된 지 3년이 넘은 이재명 대통령의 지연된 공직선거법 재판은 정의롭나"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더 황당한 건 '내란전담특별재판부'라는 이름의 정치재판소"라며 "특검 셋으로 축구하다가 골이 안 들어가면 내 마음대로 골대를 들어 옮기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중국에 가 보면 최고 지도자가 국가주석·당 총서기·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모두 겸직하는 것이 그 나라 방식"이라며 "휴전선 위 북한에는 국무위원장·노동당 총비서·인민군 최고사령관을 겸직하는 지도자가 있지 않나, 어느 쪽 모델을 삼아도 이미 수십년째 나름 검증된 방식"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민주당이 꿈꾸는 세상과 잘 어울릴 것"이라며 "공교롭게도 중국도, 북한도 다 자기 체제를 '민주주의'라고 주장한다. 그러니 정부·여당도 유튜브 나팔수들에게 부탁해서 '대통령 겸 대법원장 겸 민주당 총재 체제'를 새로운 한국식 민주주의라고 광고하면 될 일"이라고 직격했다.
이 대표는 또 "삼권분립은 권력의 횡포를 막는 최후의 방파제"라며 "그 방파제를 무너뜨리려는 자가 바로 민주주의의 빌런"이라고 주장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전날 "대선에서 조 대법원장이 이재명의 최대 정적으로 부상했음을 뚜렷이 보여주지 않나"라며 조 대법원장에게 사퇴를 촉구했다.
대통령실은 여권에서 나오는 '조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대해 "원칙적으로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입장이 특별히 있는 것은 아니다. 선출 권력에 대한 존중을 강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대법원장 물러나라는 여당 의원의 말에 대통령실 대변인이 나서서 공감한다며 맞장구를 친다"며 "삼권분립이나 사법부의 독립이라는 헌법 정신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이나 조심성도 찾아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브리핑 내용을 읽어봤는데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가 천박하기 짝이 없다"며 "피를 먹고 자랐다는 민주주의가 땅에 떨어지는 기분"이라고 비판했다.

이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