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조희대, 지금이라도 사퇴가 맞다"장동혁 "李 대통령 재판 재개 두려워 사퇴 요구"
-
-
-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해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내란전담재판부를 두고 법원 내부에서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되자 사법부를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국민의힘은 "사법부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비판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은 이미 법원 내부에서 신뢰를 잃었고 대법원장직을 수행할 수 없을 만큼 편향적이라는 법원 내부 평가가 그때부터 있었다"며 "재판 독립, 법원의 정치적 중립은 조 대법원장 스스로 어긴 것 아닌가. 지금이라도 사퇴하는 게 맞다고 저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가 말한 '그때'란 지난 5월 대법원이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던 시기를 말한다. 정 대표는 당시 한 부장판사가 조 대법원장을 공개 저격했던 글을 인용하며 "조 대법원장은 직위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의 사법권 남용 여부를 규명하겠다며 특검법을 발의하기도 했다. 수사 대상으로만 아홉 건을 적시했고,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사건도 수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은 "사법 탄압"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또다시 조 대법원장을 압박하는 이유는 대법원이 지난 12일 전국법원장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힌 것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애초 민주당은 내란특별재판부 설치를 주장했다가 위헌 논란을 피하기 위해 내란전담재판부로 표현을 바꿨다. 하지만 입법부가 여전히 법관 구성에 관여한다는 측면에서 재판부 독립성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서울중앙지법에 내란전담재판부를 설치하고 말고는 입법 사항"이라며 "입법 사항이 위헌인가, 내란전담재판부는 조 대법원장의 정치적 편향성, 지귀연 부장판사의 침대축구가 불러온 자업자득임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했다.
정 대표는 또 "조 원장은 반(反)이재명 정치투쟁의 선봉장이 됐다. 대선에서 조 원장이 이재명의 최대 정적으로 부상했음을 뚜렷이 보여주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추미애 민주당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조 대법원장을 겨냥해 "사법 독립을 위해 자신이 먼저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추 의원의 조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원칙적으로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은 논란이 예상되자 "국회는 숙고와 논의를 통해 헌법 정신과 국민의 뜻을 반영하고 있고, 대통령실은 그러한 시대적·국민적 요구가 있다면 임명된 권한으로서 그 요구에 대한 개연성이나 이유를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실의 입장 발표에 "대통령실이 이런 입장 밝히는 이유는 지금 (이 대통령의) 5개 재판이 중단돼 있는데, 내란특별재판부를 밀어붙이면서 혹시나 이 재판이 재개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통령) 공범들의 재판은 지금 계속 진행되고 있다. 공범들에 대해 계속 유죄 판결이 확정된다면 나중에 퇴임 이후 이 대통령에 대한 재판도 결국 공범들의 판결 마찬가지로 유죄 판결될 것"이라며 "그것이 두렵기 때문에 지금 공범들의 판결을 어떻게든 무죄로 만들기 위해서 조 대법원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추 의원이 조 원장 사퇴를 요구한 것에 대해 "국회 법사위원장이 대법원장 사퇴를 압박하는 것 자체가 헌정사에 있을 수 없는 월권"이라며 "사법부에 대한 선전포고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