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소속 주지사, 언론 인터뷰커크의 反 트랜스젠더 스탠스, 범행동기 됐을 가능성"친구들, 인터넷의 어두운 구석에서 급진화된 사람으로 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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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의 청년 우파활동가 찰리 커크를 총격 살해한 용의자 타일러 로빈슨. 250913 사진=유타주지사실 제공. AP/뉴시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운동에 앞장선 청년 우파활동가 찰리 커크의 암살사건 용의자가 트랜스젠더인 연인과 동거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14일(현지시각) AP통신, ABC방송,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이번 사건 수사에 관여하고 있는 공화당 소속 유타주지사 스펜서 콕스는 NBC의 '미트 더 프레스' 인터뷰에서 용의자 타일러 로빈슨의 동거인이 트랜스젠더라고 밝혔다.
콕스 주지사는 "(로빈슨의) 룸메이트는 연인 관계로, 남성에서 여성으로 전환 중인 인물"이라면서 "그는 수사 과정에서 매우 협조적이었으며 이번 일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일부 미국 정치인들은 로빈슨이 커크의 반(反)트랜스젠더 견해를 이유로 그를 암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조사당국은 로빈슨의 범행동기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사실이 관련성이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고 AP는 전했다.
콕스 주지사는 로빈슨이 16일 법정에 출두하면 더 많은 정보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로빈슨이 현재까지 "당국에 자백하지 않았다"며 "그는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콕스 주지사는 로빈슨이 "분명히 좌파 이념"을 갖고 있다면서 "그 정보는 그의 주변 사람들, 가족, 친구들에게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또 로빈슨이 "분명히 게임을 많이 하고 있었다"며 "친구들이 확인해준 바로는 이 사람이 일종의 깊고 어두운 인터넷, '레딧 문화(인터넷 커뮤니티 문화)'와 같은 다른 어두운 공간들 속으로 깊이 파고들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로빈슨이 극단적인 '마가(MAGA, 트럼프 강성 지지층)'였을 수 있다는 일각의 추측 등과 관련해 모든 정당 관계자가 섣부른 발언을 자제할 것을 촉구하면서 "난 이 싸움에서 전혀 이해관계가 없다. 만약 이 사람이 급진화된 마가 지지자였다면 난 그것 역시도 똑같이 말했을 것"이라고 했다.
로빈슨은 10일 낮 유타주 유타밸리대학 캠퍼스에서 '터닝포인트 USA' 주최 토론회에 참석한 이 단체 대표 커크를 총격으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로빈슨은 미국의 대학 입학시험 ACT에서 상위 1%에 해당하는 점수를 받아 2021년 장학금을 받고 유타주립대학에 입학했다가 한 학기 만에 중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선거유권자 등록기록에 따르면 로빈슨은 어느 정당에도 소속돼 있지 않으며 근래 있었던 최소 두 차례 선거에서 투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의 부모는 공화당에 등록돼 있다.
앞서 커크를 살해한 무기로 현장 근처에서 발견된 소총 탄피와 탄약에는 "어이, 파시스트! 잡아봐!(Hey fascist!. Catch!)"라는 문구와 이탈리아 반(反)파시스트 노래를 인용한 것으로 보이는 '벨라 치아오(Bella ciao)'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고 수사당국은 밝혔다.

성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