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국회서 투쟁 … '특검법 합의 파기' 규탄장동혁 "李 정권, 보복·공포 정치 100일" 직격"내란재판부 위헌 아냐" 李 발언에 "협치 끝"
  •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야당탄압 독재정치 규탄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국민의힘이 12일 더불어민주당의 '3대(내란·김건희·채상병) 특검법 개정안' 합의 파기에 반발해 장외 투쟁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와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정부·여당을 향해 비판을 퍼부었다. 

    국민의힘은 이날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 전쟁기념관을 찾아 3대 특검법 개정안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촉구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 자리에서 열린 '정치보복 불법특검 규탄대회'에서 "이 대통령에게 다시 강력히 촉구한다. 정치 특검의 무도한 수사를 당장 멈춰 세우라"며 "3개 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전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의 내란특별재판부와 관련 "그게 무슨 위헌이냐"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장 대표는 "그게 진심이라면 더 이상의 협치는 없다"며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 국민보다 지지하지 않은 국민이 더 많다는 사실을 잊지 말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어 "내란특별재판부 설치를 멈추지 않고 사법부와 헌정질서를 파괴하려 든다면 5개 재판을 멈춰 세웠던 사법부가 비상한 결단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경고한다"고 했다. 

    이는 법원이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을 규정한 '헌법 84조'를 근거로 연기한 이 대통령의 5개 재판 절차를 재개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은 또 불과 하루 만에 원내대표 간의 합의를 뒤집어버렸다"며 "앞에서는 협치를 말하지만 뒤로는 합의 파기와 배신, 야당 탄압뿐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정부 출범 100일을 맞아 덕담을 해도 부족한 이 시점에 대통령과 정권을 향해 쓴소리를 할 수밖에 없는 작금의 현실이 너무나 참담하고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신 최고위원은 "이재명 정권 출범 후 대한민국은 더 이상 민주공화국이 아닌 민주당 공화국이 됐다. 자유시장경제는 시장경제가 아니 반자유 반시장경제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송언석 원내대표 등 소속 의원들이 12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야당탄압 독재정치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이날 국민의힘은 용산 방문에 앞서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야당탄압 독재정치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국민의힘 의원들과 원외 당협위원장, 보좌진, 당직자, 당원 등이 모였다. 이들은 '야당말살 특검악법 대통령은 거부하라' '야당탄압 독재정치 정치보복 규탄한다'고 적힌 팻말을 손에 들었다. 

    장 대표는 연단에 올라 "이재명 정권의 100일은 보복과 공포 정치의 100일이었다"고 소리쳤다. 그는 연설 도중 비가 내리자 "정부가 헌법을 땅에 묻고 독재의 망령을 부르기 위해 광기를 부리고 있다"며 "이재명 정권을 지켜본 국민의 분노가 피눈물이 돼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용산의 대통령은 이재명, 여의도의 대통령은 정청래, 충정로의 대통령은 김어준이지만 대한민국의 보이지 않는 대통령은 개딸"이라고 직격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전날 3대 특검의 수사 기간을 늘리지 않는 대신 정부 조직 개편안에 담긴 금융감독위원회 설치에 협조하기로 한 여야 합의를 파기한 것을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한 것이다.

    이어 "이재명이 취임 100일을 자축하면서 축하 상에 올린 건 특검법과 국회의원 체포동의안이었다"며 "이것은 국민의힘이 아닌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짚었다. 

    또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 근로자 300여 명이 이민 당국에 체포·구금된 것을 언급하면서 "이 대통령이 밖에 나가 신나게 얻어터지고 집안에 돌아와 가족들에게 식칼을 휘두르는 꼴을 보이고 있다. 이것은 민주주의도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재명 정권하에서 대한민국 국민들은 대한민국이 아니라 '대한망국' 열차에 탑승한 것 같은 느낌을 받고 있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그는 "이재명 정권 100일이야말로 혼란과 파멸의 100일이었다"며 "남은 것이라고는 야당 탄압, 정치 보복 밖에 없는 정말 무능하고 나쁜 정권"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정청래 민주당 대표를 "참으로 몰염치한 사람"이라고 정조준했다.

    송 원내대표는 "민주당이야말로 입법 내란을 벌이고 있다"며 "국회에서 의원 수 많다고 자기들 맘대로 다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독재"라고 비판했다.
황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