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의총서 "부덕의 소치" … 최고위선 "동지"지도부 갈등설 진화 나섰지만 파열음 계속추미애, "법사위와 논의" 김병기 주장에 반박친청 스피커, '우상호 배후설' … 용산도 불똥
-
-
-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왼쪽)와 김병기 원내대표.ⓒ뉴데일리DB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함께한 동지"라고 강조하면서 당 '투톱 갈등설'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특검법 여야 합의안 파기를 둘러싼 과정에서 불거진 당 지도부 갈등설은 대통령실과 여권 전반으로 불똥이 튀며 도리어 확산하는 모습이다.
정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는 생사고락을 함께한 전우이자 동지"라며 "우리 안의 작은 차이가 상대방과의 차이보다 크겠나"라고 밝혔다.
정 대표가 전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여야 합의안과 파기 과정 가운데 불거진 당내 잡음에 대해 사과한 다음날 '원팀 정신'을 다시 강조하자 파열음을 수습하려는 노력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특검법 여야 합의와 파기에 따른 여당 내 불협화음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정 대표가 이날 "동지"라는 표현으로 에두른 점과 전날 의총에서 "제 부덕의 소치. 덮고 가자"라는 취지로 발언한 데 대해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당원과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한 사과이지 않나"라는 반응을 내놨다.
마치 김 원내대표가 독단적으로 야당과 합의한 것처럼 책임의 화살을 돌린 뒤 정작 김 원내대표가 아닌 당원과 당 소속 의원들에게 사과하고 넘어가려는 것처럼 보인다는 지적이다.
김 원내대표는 전날 오전 정 대표가 재협상을 지시하는 과정에서 "지도부 뜻과 다르다"고 언급한 데 대해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면서 책임 전가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의총 뒤에도 불편한 감정이 해소되지 않은 듯 "그런 것(야당과 합의)을 할 때 혼자 하나"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12일 최고위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3대 특검법 개정을 통해 더욱 확실한 내란 종식을 여망하는 국민 열망에 부응하겠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되새기는 하루였다"며 "그런 지점에 당대표와 원내대표, 지도부 간 이견은 전혀 없다는 말씀 다시 한 번 드린다"고 말했다.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가 화해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긍정 또는 부정 없이 이같이 에둘러 답한 것이다.
민주당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김 원내대표의 이견도 잇따라 노출됐다.
추 위원장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법사위는 당일(10일) 저녁 7시 40분까지 각종 법안에 관해 격론이 오가는 회의가 진행되고 있었고 원내 합의에 신경 쓸 여지가 전혀 없었다"며 "법사위 사전 보고 등의 논란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4일 험난한 분위기를 뚫고 (법사위에서) 가결시킨 법인데 무엇 때문에 돌아서자마자 서둘러 합의에 동의할 리가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는 "그동안 당 지도부, 법사위, 특위 등과 긴밀하게 소통했다"는 김 원내대표의 주장을 반박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민주당의 내홍에 따른 불똥은 대통령실에도 번지는 모양새다. 친여 성향의 유튜버들이 정 대표를 옹호하는 취지에서 여야 합의안을 도출한 김 원내대표의 배후설을 제기했고,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지목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개딸(이재명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은 이들 유튜버를 친청(親淸·친정청래)으로 규정하는 등 당 지지층 또한 양분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개딸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우 수석과 나눈 것으로 보이는 문자 메시지를 공유하며 '우상호 배후설'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이 공유한 문자 메시지 캡처본에는 '우상호'로 저장돼 있는 인물이 '우 수석의 개입이 추정된다는 것이 사실이냐'는 질문에 "아니다. 저는 대통령의 지시만 수행한다"고 답한 회신이 포착됐다.
이어 '수석님, 진보 유튜브 렉카(이슈 콘텐츠 생성·유포 유튜버를 비하하는 의미)들이 수석님 머리채 잡고 가짜 날조 콘텐츠 만들어 유포하고 있다. 꼭 혼내주시라'는 문자에는 "왜들 그럴까요"라고 반문했다.
야권은 내부에서조차 교통정리가 되지 않는 여권의 균열을 두고 "사기극"이라고 비판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결국 한식에 뒤통수치나 청명에 뒤통수치나 언젠가는 야당을 뒤통수치고 특검을 연장하려 했다는 얄팍한 모략을 실토한 것"이라며 "이런 얄팍한 모략질을 꾸미면서 같은 지도부끼리 서로 손발이 안 맞아서 싸우는 모습이 국민 보기에는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고 일갈했다.
이어 "이번 여야 합의 파기는 단지 서로 손발이 잘 안 맞았을 뿐이지 본질적으로 이재명 정권 수뇌부의 합작 사기극이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