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한중수교 주역의 아들 기용, 상징성 부각
  • ▲ 노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재단 이사장이 26일 경기 파주시 동화경모공원에서 열린 고 노태우 전 대통령 2주기 추모식에서 유족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인 노재헌(60) 동아시아문화재단 이사장이 이재명 정부의 첫 주중대사로 내정된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복수의 소식통은 이날 노 이사장이 중국대사로 낙점돼 실무 절차가 진행 중이며, 현재 중국 측 아그레망 절차가 남아 있다고 전했다.

    노 이사장은 지난달 말 박병석 전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김태년·박정 의원 등과 함께 대통령 특사단 자격으로 방중해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 회담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이재명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2012년 동아시아문화재단(구 한중문화센터)을 설립해 문화 교류 활동을 이어온 노 이사장은 2016년 중국 청두시 국제자문단 고문을, 2021∼2022년 외교부 한중관계미래발전위원회 사회문화분과 위원장을 맡으며 중국과 교류 활동을 펼쳐왔다.

    중국은 노 전 대통령이 1992년 한중 수교를 성사시킨 북방정책의 주역이라는 점에서 노 이사장의 기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빙 주한중국대사는 한중 수교 33주년을 앞둔 지난달 19일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며 "중국은 한국과 함께 수교 당시 초심을 지키기를 원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가 다소 소원해진 한중 관계를 복원하고 국민 통합 메시지를 담으려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노 이사장은 2019년과 2020년 두 차례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찾아 사죄하며 화해 제스처를 보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통 외교관 출신이 아니고 정권 핵심에서 활동한 이력이 없다는 점에서 예상 밖의 인선이라는 평가도 제기된다.

    아울러 12·12 군사반란과 5·18 민주화운동 등 과거사에 대한 부정적 여론, 검찰이 최근 노 전 대통령 일가의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점은 부담 요인으로 지적된다.
조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