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장동혁 제안한 안건 사실상 모두 거부모두발언에선 "국민 모두의 대통령 될 것"국민의힘 격앙 … 張 "반경제·반자유 정권"野 "야당 지지층 국민 취급 안 하겠다는 선언"
  • ▲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두고 국민의힘이 격앙된 모습이다. 야당 대표와 만남에서 협치를 말한지 사흘 만에 이 대통령이 국민의힘에서 요구한 사항을 모두 거절하는 모습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야당에서는 이 대통령이 사실상 국민의힘과 대화할 마음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자리라며 국정감사를 앞두고 강경 투쟁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11일 이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 막바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의 태도를 비판했다. 

    장 대표는 "지금 보이는 현상은 삼권분립이 아닌 삼통(統)분립"이라며 "지금 세간에는 용산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과 여의도 대통령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그리고 충정로 대통령 김어준이 있다는 말이 돈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 원내대표의 말을 당 대표가 뒤집고, 당 대표는 결국 누군가에 의해 조종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고 있다"며 "이재명 정권은 반(反)4정권이다. 반경제, 반자유, 반민생, 반민주 정권이라고 평가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장 대표의 혹평은 이 대통령이 불과 사흘 전 회동에서 자신이 제안했던 사안을 사실상 모두 거부하면서 나왔다. 

    앞서 장 대표는 지난 8일 이 대통령과 회담에서 3대 특검 중단, 내란특별재판부 신설 거부, 최교진 교육부 장관 후보자 임명 취소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이날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사실상 야당의 제안을 모두 거부했다. 3대 특검법 시한을 더는 연장하지 않기로 여야가 합의했지만, 민주당이 이를 하루 만에 뒤집은 것을 두고 이 대통령은 "내란 청산은 민주공화국의 본질"이라며 민주당의 손을 들어줬다. 3대 특검을 연장해 강력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민주당의 의견에 동조한 것이다. 

    여기에 여당에서도 위헌 논란이 불거진 내란특별재판부에 대해서도 "그게 무슨 위헌이냐"면서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못 박았다. 민주당이 이를 추진해도 무방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이 대통령은 오는 11일까지 최교진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 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했다. 민주당은 즉각 이날 국회 교육위원회를 열고 야당의 반대에도 인사청문 보고서를 채택했다.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대통령'을 표방하며 통합을 말하고, 정작 야당의 요구는 모두 거절했기 때문이다. 

    당 내부에서는 강경 투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이 여당과 함께 야당의 제안을 모두 묵살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협치라는 틀을 유지하기가 힘들다는 지적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약속에 따라 통합의 정치와 행정으로 나아가겠다"고 회견 모두발언에서 밝혔다. 

    국민의힘의 한 최고위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국정감사를 앞두고 사실상 이 대통령이 야당을 지지하는 국민을 국민으로 보지 않는다고 선언한 것과 같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국회 안에서 협상, 대통령과의 협상은 불가능하지 않겠느냐. 강력한 투쟁을 해야 하고, 그 방식에 대해 당에서 치열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승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