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지단체 창립자 커크, 美 대학 행사서 피습·사망MAGA 청년층 결집 구심점 사라져美 정치권, 일제히 '정치적 폭력' 규탄일부 극우세력 '극단 발언'에 사회 분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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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찰리 커크가 지난 1월 연설하는 모습. 출처=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마가(MAGA, Make America Great Again)' 진영의 청년층을 대표하는 인물인 찰리 커크가 10일(현지시각) 행사 도중 총격을 당해 사망했다. 미국 정치권과 시민 사회는 이 사건을 '정치적 폭력'으로 규정하면서 좌우를 막론하고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AP 통신과 폭스뉴스에 따르면 커크는 이날 미국 유타주 유타밸리대학에서 열린 행사에서 연설을 하던 도중 총격을 당했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용의자는 아직 체포되지 않았다.
31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한 커크는 지난 2012년 트럼프를 지지하는 보수 단체 '터닝포인트 USA'를 공동 설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커크가 총격을 당했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총격을 당한 찰리 커크를 위해 우리 모두 기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커크의 사망 사실이 알려지자 "위대하고 심지어 전설적인 인물인 찰리 커크가 죽었다"면서 "미국에서 청년들의 마음을 그보다 더 잘 이해하고 품었던 사람은 없었다"고 애도의 글을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로 유명한 스티븐 배넌이 MAGA 진영 장년층을 대표한다면, 커크는 청년 활동가의 리더격이다. 커크의 사망은 마가 진영 두 개의 축 중 하나가 사라진 것으로도 해석된다.
미국 정치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커크 피습·사망 사건을 정치적 폭력으로 규정하면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연방하원의장은 의회에서 표결을 진행하던 도중 잠시 묵념을 통해 애도를 표하고 "정치적 폭력은 더 이상 미국 사회에서 용납돼서는 안 된다"고 강변했다.
민주당 소속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주방위군 배치를 두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역시 이번 총격 사건을 "혐오스럽고, 비열하며, 매우 비난 받아 마땅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대통령도 일제히 정치적 폭력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한편 커크를 애도했다.
커크는 트럼프의 청년 지지자 대표격으로, 미국 내 대학 캠퍼스를 중심으로 보수 성향의 학생들을 조직해 청년층의 정치 참여에 기여했다. 공직에 오른 적은 없으나 2024년 당시 대선 후보였던 트럼프의 선거 캠페인에서 청년 지지자의 구심점 역할을 해내고, 자신의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미국 보수 청년 정치의 상징적 인물로 꼽힌다.
한편, 일부 극우 인사들은 이번 사건을 두고 정치적 복수를 촉구하는 등 사회 분열을 조장할 가능성이 있는 발언을 내놔 우려를 자아냈다.

김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