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김어준 욕하는 의원은 못 참고" 따지자최민희 "최강욱, 사과하고 연수원장 사퇴했다"
  • ▲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종현 기자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튜버 김어준 씨의 방송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같은 당 곽상언 의원을 직격한 것을 두고 네티즌과 문자로 설전을 벌였다. 한 네티즌이 '김어준 욕하는 의원은 못 참고 최강욱은 참을만하냐'고 따지자 최 의원은 "본인이 사과했는데 뭘 뒤늦게 비판하느냐"며 맞받아쳤다.

    10일 친여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인 '더쿠'에는 '최민희 답장 받았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 씨는 이날 오전 최 의원과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이 문자 수신자는 최 의원의 번호와 일치했다.

    메시지 캡처 속 A 씨는 이날 오전 11시 14분 최 의원에게 "김어준 욕하는 의원들은 못 참지만 남의 당 행사에서 성 비위 2차 가해하고 온 최강욱은 참을만 하세요"라며 "정의로우려면 똑같이 비판 좀 해보시죠"라고 했다.

    조국혁신당 성 비위 사태와 관련해 '2차 가해' 논란을 일으킨 최강욱 전 민주당 교육연수원장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없던 최 의원이 김 씨를 비판한 민주당 의원을 저격한 것에 대해 따져 물은 것이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10분 뒤 "김어준 비난 의원은 1명인데요. '들'이 아닙니다"라고 답장했다. 이어 "본인이 잘못했다고 사과하고 연수원장 사퇴했는데 뭘 뒤늦게 비판합니까"라며 "님이 옹호하는 의원은 총선 전에 유튜브 나갔는데요. 유튜브 출연 요청도 했구요"라고 연이어 답장을 보냈다.

    A 씨는 "엥 제가 옹호하는 의원이 누군데요"라며 "김어준 욕하는 한 명 의원은 못 참고 최강욱 성 비위 가해 행태에 대해서는 말 한마디 안 하시는 게 이상해서 여쭤보는 건데 이게 누굴 옹호하는 거예요"라고 되물었다. 
    ▲ 네티즌 A 씨가 10일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앞서 한 매체는 이날 최 의원이 민주당 의원들이 모인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서 곽 의원에게 성토를 쏟아냈다고 보도했다. 곽 의원은 최근 민주당 의원들이 김어준 씨의 방송에 출연하는 것과 관련 "유튜브 권력이 정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며 "저는 그분들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정치할 생각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최 의원은 단체 대화방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결정을 김어준 씨에게 휘둘려서 했단 건지 사실을 열거해보라"라며 "내가 보기엔 휘둘리는 건 곽 의원"이라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최근 내란특별재판부 설치에 대해 "윤석열이 삼권분립 정신을 무시하고 계엄을 발동해 총칼을 들고 들어온 것과 똑같다"고 비판한 박희승 민주당 의원을 겨냥해서는 "반대 의견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근데 그걸 계엄에 비유하나"라고 따져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 의원이 최 전 원장 문제를 본인 사과와 사퇴를 이유로 비판하지 않았다는 답변을 한 것이 알려지면서 민주당의 최 전 원장 징계 수위도 낮아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 전 원장은 지난달 31일 조국혁신당 정치 아카데미 강연에서 성추행 사건에 문제를 "사소한 일"이라고 했다가 2차 가해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지난 7일 민주당 교육연수원장직을 사퇴했고, 민주당은 그의 징계를 위해 해당 사건을 윤리심판원에 넘기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대표던 시절 최 전 원장 막말 논란 때는 비상징계로 즉각 처리했는데, 이번에 윤리심판원으로 보내서 판단을 기다리는 모습 자체가 다르다"면서 "이미 두 차례 징계를 받은 최 전 원장이 이번에도 비슷한 수준의 징계로 끝날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들린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이 항의 문자 외에도 여러 차례 항의 문자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최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누군가로부터 "세금 축내지 말고 국회의원 때려치고 털보랑 유튜브하는 게 딱 본인 수준인 듯. 쪽팔린 줄 알아라"는 내용의 문자를 받은 캡처 화면을 올렸다. 그러면서 "이유가 뭔지 설명해줘야 따르든지 거절하든지 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최 의원은 과거에도 네티즌과 문자 메시지로 설전을 벌인 바 있다. 지난 7월 한 네티즌이 '지민비조'(지역구 후보는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는 조국혁신당)를 언급한 최 의원에게 항의 문자를 보내자 최 의원은 "제가 뭘 잘못해서 저를 욕하는지 모르겠다. 익명으로 이러는 건 아닌 것 같아서 이름, 당원 여부, 지역구 알고 싶다"고 답장을 보내 논란이 됐다. 
이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