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하고 위험한 세력에 권력 내줘 한탄""정청래, 해산 운운 … 反지성 언어 폭력""민주당, '나홀로독재당'으로 당명 바꿔라"사개특위·여야정 재정개혁 특위 구성 제안
  • ▲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제3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 이종현 기자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0일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진행된 첫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여당을 향해 일당 독재의 폭주를 멈추라고 촉구했다. 

    송 원내대표는 현재 국회에 대해 "다수의석을 앞세운 집권여당의 일방적인 폭주와 의회 독재의 횡포만 가득하다"며 "왜 스스로 파멸의 절벽을 향해 가속페달을 밝느냐"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전날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날을 세운 것에 대해 응수한 것이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국회에서 진행된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100일이 되어간다"며 "지난 100일은 한마디로 '혼용무도(昏庸無道)' 즉, 어리석은 군주가 세상을 어지럽게 만든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투자를 가로막고 일자리를 빼앗는 온갖 반기업, 반시장 정책으로 경제도 민생도 무너지고 있다"며 이재명 정권의 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허상에 사로잡힌 굴욕적인 저자세 대북 정책으로 안보는 해체되고 있다"며 "내각 인사는 갑질과 표절, 투기와 막말의 참사였고, 파렴치범들의 광복절 사면은 국민 통합의 배신이자 권력의 타락이었다"고 꼬집었다. 

    송 원내대표는 또 "역류와 퇴행의 국정 운영 100일을 목도하면서 쌓여가는 국민의 한탄과 원성을 들으면서 오만하고 위험한 정치 세력에게 국가 권력을 내준 우리 국민의힘의 과오가 더욱 한탄스럽다"고 돌아봤다. 

    다만 "좌절하며 주저앉아 있지 않겠다"면서 "이제는 야당의 위치에서 이재명 정권의 폭정을 강력하게 비판하고 바로 잡으면서 민생경제부터 확실하게 지켜내겠다는 약속드린다"고 다짐했다. 

    송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단독 처리한 쟁점 법안들도 나열하면서 입법독주를 부각했다. 그는 "노란봉투법, 상법, 방송법 같은 국가 경제와 미래에 심대한 영향을 끼치는 쟁점 법안들도 일방적으로 강행 처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총 25차례 열린 인사청문회는 자료 제출도, 증인·참고인 신청도 거부하면서 청문회를 요식행위로 무력화시켰다"며 "원내 2당이 맡아야 할 핵심 상임위원장직을 강탈해 가더니 간사 선임까지 거부하고 야당 추천 몫 국가위원까지 부결시키는 횡포를 부렸다"고 꼬집었다. 

    송 원내대표는 "여당 대표는 걸핏하면 해산 운운하며 야당을 겁박하고 모독하는 반(反)지성의 언어 폭력을 가하고 있다"며 정청래 민주당 대표를 정조준했다.
    ▲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제3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송 원내대표는 "자신들의 전매특허인 '내란 정당' 프레임을 씌워서 야당 파괴, 보수 궤멸의 일당 독재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며 "이것이 지난 100일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라고 혹평했다. 

    그는 "권력은 손에 쥔 모래와 같다. 세게 쥐면 쥘수록 빠르게 빠져나가는 모래처럼 권력은 단맛에 취하는 순간, 브레이크 없는 추락이 시작된다"고 경고했다. 

    민주당 주도로 추진된 '3대(내란·김건희·순직해병) 특검'의 칼날이 국민의힘을 향하는 점도 지적했다. 송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만들어 일방 통과시킨 3대 정치특검은 이미 정치 보복의 도구로 전락했고 야당 탄압은 끝이 없다"고 분개했다. 

    그는 "뚜렷한 증거도 없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의원회관, 지역구 사무실, 자택까지 닥치는 대로 압수수색을 계속하고 있다"며 "전당대회를 치르는 동안에 중앙당사에 들이닥쳐서 계좌번호가 담겨있는 500만 당원 명부를 압수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또 "국회 본청 원내대표실까지 밀고 들어오는가 하면 당 사무처 직원들의 핸드폰, PC, 노트북, 차량, 여행가방까지 대거 압수수색을 했다. 우리 당 일부 의원님들을 피의자로 해 소환장까지 발송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독재국가에서나 벌어지는 정치폭력이자 정당 민주주의 말살 책동"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일방적 특검 확장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며 "야당을 짓밟는 입법 폭주,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정치 보복에 단호하게 싸워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송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설치를 추진하는 '내란특별재판부'에 대해서도 "과거 '반민특위특별재판부'나 '3·15부정선거특별재판부'와는 달리 헌법적 근거도 없는 명백한 위헌"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결국 수사도 재판도 판결도 자기들이 다 하겠다는 것인데 인민재판과 무엇이 다른가"라며 "이재명 대통령의 5개 재판은 모두 중단시켰다.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개인의 사법리스크를 덮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통치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민주당을 향해 "여러분이 입만 열면 외치는 민주주의가 이것인가"라며 "그럴 바엔 민주라는 위선의 탈을 벗어 던지고 '나홀로독재당'으로 당명을 바꾸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사법부 독립을 침해하고 삼권분립의 헌정 체계를 뿌리채 흔드는 것은 국가를 허물어뜨리는 일이다. 위험한 국가 해체 시도를 즉각 중단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제3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송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검찰해체 4법'과 관련 검찰 개혁 필요성을 공감하면서도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논의를 이어갈 것을 재차 제안했다. 그는 "민주당이 만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특검에게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다 주면서 왜 검찰의 수사권은 빼앗아야 하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어 "검찰 해체는 단순한 행정 개편이 아니다. 1949년 검찰청법 제정 이후 76년간 유지해온 대한민국 형사사법 체계를 바꾸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이런 중대한 입법을 여야 합의도, 사회적 숙의도, 국민의 동의도 없이 '빨리 빨리' 속도전으로 몰아치는 게 말이 되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송 원내대표는 "국민의힘도 검찰개혁의 필요성에 동의한다"면서 "민주당에 다시 한번 제안한다. 국회에 '사개특위'를 구성하고 검찰개혁을 논의하자"고 말했다. 

    정부의 재정·경제 운용에 대해선 '빚더미 예산'이라고 비판하면서 '여야정재정개혁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송 원내대표는 "지난달 29일 정부는 내년도 국가 예산안을 발표했다. 건전 재정의 둑을 무너뜨린 빚더미 예산"이라며 "문재인 정부에서 국가채무비율 마지노선인 40%가 무너지면서 나라 빚 1000조, 일명 '천조국 시대'를 열었는데 이재명 정부는 임기 말 국가 채무 1800조 원 시대를 열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결과 갚아야 할 국채이자 부담이 폭증하면서 내년에만 무려 36조4000억 원에 달한다. 국가 재정 파탄을 불러올 수 있는 급격하고 무책임한 재정 폭주"라고 규정했다. 

    그는 "정부는 빚더미 예산을 두고 '씨앗을 빌려서 농사를 짓는다'고 포장하지만, 빌린 씨앗으로 한 끼를 때우는데 써버리는 포퓰리즘으로 넘쳐 난다"며 "나라 빚을 갚아야 할 미래 세대를 약탈하는 재정 패륜"이라고 맹폭했다. 

    그러면서 "무분별한 돈 풀기와 재정 파탄을 막아내기 위해 '재정건전화법' 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모든 정부 재정사업의 예산 소요를 원점에서 재평가하는 '제로베이스 예산 제도' 도입을 제안한다. 이를 위해 국회에 여야정재정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촉구했다.
황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