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韓 특수 누린 조지아, 경제 성장 둔화 위협 직면"현대차, 55억달러 투자 후 인구 증가-주택 건설 등 경제 활력교민들, 적지 않은 배신감…"열정에 찬물 끼얹고, 지역경제에도 악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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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이민단속당국이 조지아주 현대자동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공장 건설현장에서 벌인 불법체류·고용단속현장 영상과 사진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250906 ICE(미국 이민세관단속국) 홈페이지 갈무리. ⓒ연합뉴스
미국 이민당국이 4일 조지아주에 있는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공장에 대한 대대적인 불법근로단속을 벌이면서 최근 한국 특수를 누렸던 조지아주 경제가 성장 둔화 위협에 직면했다고 미국 유력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현대차가 조지아주에 둥지를 틀자 지역경제가 활성화했다.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는 현대차그룹과 55억달러 규모의 제조계약을 체결했을 때 이를 주 역사상 가장 큰 경제 개발 프로젝트라고 축하했다.
이에 조지아주는 현대차에 20억달러의 감세 혜택을 제공했고, 현대차의 새로운 전기자동차 공장은 불모지였던 사바나 지역에 경제적 활력을 불어넣었다.
자동차공장이 있는 풀러 교외에서는 그 약속이 이미 실현되고 있다.
인구 조사에 따르면 인구는 2020년에서 2024년 사이에 22% 증가해 약 3만1000명으로 급증했다. 인구 증가의 절반은 한국인이었다. 현대차 공장 건설을 위해 한국인들의 이주가 늘면서다.
이 지역에 기존에는 한국 식당이 한 곳에 불과했으나, 6개로 늘어났다. 한국인을 수용하기 위한 주택 건설 붐도 일었다. 주지아주 풀러 지역 경제가 현대차의 투자로 급성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 단속 여파로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한국인들은 한국기업들이 미국에 막대한 투자를 했으나, 이번 단속으로 적지 않은 배신감을 느꼈다고 토로하고 있다. 무엇보다 합법적으로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도 단속하는 등 이번 단속으로 큰 배신감을 느꼈다고 한다.
조지아주 경제개발부 국장인 팻 윌슨은 최근 한 언론 기고를 통해 조지아주와 한국간 수십년간의 파트너십을 칭찬했다.
윌슨 국장은 "조지아에서 약 100개의 한국 소유시설이 운영되고 있고, 지난해 기준 1만7000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한국과 거래는 175억달러 이상으로, 조지아주의 세 번째로 큰 무역 파트너"라고 썼다.
그러면서 "한국은 단순한 친구가 아니라 조지아 경제 전략의 핵심 기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무리한 단속으로 미국 사회에 적응하려는 한국인들의 열정이 식는 것은 물론, 지역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앞서 미국 이민단속당국은 4일 조지아주 내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사인 HL-GA 배터리컴퍼니의 공장건설현장에 대해 대대적인 불법근로단속을 벌여 한국인 근로자 300여명을 포함해 475명을 체포, 구금했다.
체포된 한국인 대부분은 전자여행허가(ESTA)나 단기 상용비자(B-1)를 받고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이민당국은 대규모 단속현장의 영상과 사진을 공개하면서 "작전 중 체포된 이들은 비자 및 체류 신분의 조건을 위반해 불법으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단기 또는 관광비자를 소지한 사람은 미국에서 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현 외교장관은 이 사건과 관련해 8일 오후 워싱턴 D.C.로 출국할 예정이다. 방미 기간 트럼프 행정부 주요 인사들을 만나 우리 국민 석방절차 관련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현재 우리 정부는 미국과의 석방 교섭을 마무리했으며 행정절차를 마무리하는 대로 전세기를 띄워 귀국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르면 주내 귀국이 점쳐진다.

성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