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 아닌 성범죄는? … 최악의 성인지 감수성""민주당에 성폭력은 사소한 문제인가" 비판도與서도 "용인 어려워 … 당, 신속한 조치 필요"
  • ▲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교육연수원장. ⓒ뉴시스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교육연수원장이 조국혁신당 성 비위 사건과 관련해 '2차 가해' 발언을 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 연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최 원장이 사건에 대해 전후사정을 모르는 상태에서 "한동훈 처남처럼 강간했나" 등의 발언을 한 것은 "최악의 성인지 감수성을 보여준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5일 뉴데일리가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최 원장은 지난달 31일 대전에서 열린 '조국당 대전·세종 정치아카데미' 강연에서 조국당의 성 비위 문제를 처음 언급할 때 "성 비위 문제 이런 것들은 제가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사건의 전모를 모르고 있음을 스스로 밝힌 것이다.

    그는 "조국혁신당에서 세종시당이 어떻든, 성 비위가 어떻든 그걸 정확하게 사실관계를 아는 분이 몇 분이나 될까"라며 "당사자가 아니면 모르는 거 아닌가. 남 얘기 주워 듣고 지금 떠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논란의 중심에 선 '개·돼지' 발언이 나왔다. 사건에 대해 정확히 모르면서 당내 성 비위 문제를 거론하는 사람들을 향해 "그건 개·돼지의 생각"이라고 말한 것이다. 

    하지만 최 원장도 본인 말처럼 사건을 제대로 인지한 상태는 아니었다. 그러면서 그는 "조국을 감옥에 넣어 놓고 그 사소한 문제로 치고 박고 싸운다"고 주장했다. 사소한 문제인지 아닌지 최 원장이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최 원장은 "어디 가서 누가 지금 한동훈이 처남처럼 무슨 여검사 몇 명을 강제로 강간하고 이런 일이 벌어졌나"라고 말했다. 발언 내용에 대한 진위 여부를 떠나더라도 '강간이 아닌 성 비위 사건은 사소하다'는 의미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강간이 아니면 성범죄가 아닌가. 민주 진보 진영에서는 강간이 아니면 진상 조사도 안 하는가"라며 "최악의 성인지 감수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도 "언어는 생각을 담는 그릇이다. 민주당의 언어가 곧 민주당의 정신"이라며 "민주당에게 성폭력 범죄는 사소한 문제인가"라고 되물었다.

    비판의 목소리는 여당에서도 나왔다.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발언 내용도 용인하기 어렵고, 민주당 교육연수원장이 왜 다른 당에서 물의를 일으켜 우리를 난감한 상황으로 끌어들이는 건가"라며 "당의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명백한 2차 가해"라며 "피해자를 모욕하고 성범죄를 희화화하는 순간, 당신은 이미 가해 구조의 일부"라고 꼬집었다. 

    최 원장은 과거에도 성희롱, 여성 비하 발언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그는 2022년 5월 당내 화상회의에서 같은 당 의원에게 성적 행위를 뜻하는 비속어인 "xxx 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최 원장 측은 "짤짤이(주먹에 동전을 넣고 하는 놀이)를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당원 자격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2023년 11월에는 민형배 민주당 의원의 책 출판기념회에서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 "암컷이 나와 설친다"고 말해 물의를 일으켰다. 당시에도 최 원장은 당으로부터 '당원 자격정지 6개월' 징계를 받았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최 원장에 대해 "좀 거칠긴 하다. 표현을 정제하는 기술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이번에는 유야무야 넘어갈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전날 최 원장에 대한 긴급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최 원장은 "피해자를 대상으로 2차 가해를 한 것일 수 있다는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사과했다. 
이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