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많은 2찍 모아 묻어 버리면""영남, 생각 없어 옳고 그름 판단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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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광욱 더불어민주당 교육연수원장이 8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성추행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논란에 휩싸인 최강욱 민주당 교육연수원장이 강연에서 야권 지지층과 지역 비하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토크 형식으로 진행된 강연에서 그는 야당 지지층을 '2찍'이라고 부르며 생각하기 싫어서 옳고·그름을 판단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 원장은 지난달 30일 전남 나주시에서 열린 자신의 저서인 '이로운 보수, 의로운 진보' 북토크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요즘 2찍이라는 말이 있다"며 "2찍을 멸칭으로 받아들인다. 2번 찍은 사람한테 2번 찍었다고 하는데 왜 그걸 싫어하고 하지 말라고 달려드나"라고 했다.
'2찍'은 선거에서 기호 2번을 사용하는 국민의힘 지지자를 비하하는 의미로 쓰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였던 지난해 3월 총선 유세 과정에서 '2찍'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가 사과하기도 했다.
최 원장은 "제가 경상도에 가면 영남에 가면 진짜 (강연 분위기가) 뜨겁다. 대구·경북 이런데 부산만 가더라도 민주 시민분들이 독립군처럼 생활한다. 하루하루가 너무 고통스럽고 돌아버린다"고 했다.
이어 "박근혜를 왜 지지하냐 하면 '이쁘잖아' 윤석열이 뭐가 문제냐고 막 덤벼들면서 '저렇게 말도 잘 하고 술도 잘 먹고 남자가 그래야지' 이런 사람들이 있다"며 "나주에서는 그렇게 함부로 얘기 못하잖아 바보 취급당하니까. 거기(영남)선 그 사람들이 대세"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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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월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종현 기자
영남에서의 여권 지지층의 심정도 전했다. 그는 "그분(영남에 있는 여권 지지층)들한테 민주주의 달성하고 회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느냐 물어보면 '단호하게 한번 쓸어버려야 안되겠나' 그런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럼 가장 쉬운 방법이 있죠. 여러분 주변에 많은 '2찍'들이 살고 계시는데 한날 한시에 싹 모아다가 묻어버리면"이라며 "그러면 세상에는 2번을 안 찍은 사람들만 남으니까 그러면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완전히 성공하고 한 단계 도약하지 않겠습니까"라고 했다.
최 원장은 "(영남 여권 지지층은) 또 그럼 그건 아니라고 해. 여태 쓸어버리라고 해 놓고 묻어버리는 것하고 쓸어버리는 것 하고 뭐가 달라서"라며 "그럼 아니라고 해. '그러면 우리 아버지부터 묻어야 된다'(라고 한다)"고 했다.
야권 지지층이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못한다는 분석도 내놨다. 그는 "(영남)분들도 자기들이 틀렸다는 것 안다. 아는데 (여권을) 싫어한다. 왜 싫냐고 여쭤보면 대답은 못한다"면서 "진심으로 말해보시라 하면 '전라도라 싫어' '전라도 사람들이 거기 90% 찍지 않냐. 그래서 싫어'라고 한다"고 했다.
이를 두고 최 원장은 "자기 일생에 영향을 미치는 투표를 하는데 옳고 그름을 선택하지 않고 좋고 싫음을 선택하는 것"이라며 "왜 사람들이 옳고 그름으로 선택하지 않느냐, 생각하기 싫으니까. 좋고 싫은 것은 딱 감정이 있잖아. 옳고 그름은 생각을 해야 된다니까"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최 원장의 발언이 더불어민주당의 생각이 투영된 것이 아니냐고 지적한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18일 최 원장을 민주당 교육연수원장으로 임명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교육연수원은 이 대통령이 당대표로 있던 2023년 1월 '당원 역량 강화'를 위해 만들었다. 연수원장은 100만 명이 넘는 민주당 권리당원 교육을 총괄한다. 이 대통령이 '당직 중 가장 중요한 보직'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당 교육의 총 책임자가 상대 진영 지지층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하고 다니는 것이 민주주의냐"라면서 "자기 지지층은 민주독립군, 야당 지지층은 옳고 그름도 구별 못 하는 사람으로 생각하는 선민의식이 민주당의 DNA"라고 지적했다.

오승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