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미정 대변인 4일 조국혁신당 탈당 기자회견"보호와 회복 외면하는 사이 피해자들 당 떠나""조국, 출소 후 가해자에 꽃다발 받고 격려"조국당 "사실과 상이한 주장, 유감스럽다"
  • ▲ 강미정 조국혁신당 대변인이 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강미정 조국혁신당 대변인이 당 내부의 성추행 사실을 폭로하며 탈당을 선언했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사면된 후에도 당의 문제점이 제대로 수정되지 않아 더는 침묵할 수 없어 내린 결정이다. 

    강 대변인은 5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내 성추행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피해자들이 당을 떠나고 있고, 이들을 도운 이들마저 징계·제명되고 있다"고 밝혔다. 조국당 내부에서 벌어진 성비위 사건의 진상과 조직적인 은폐 정황을 구체적으로 밝힌 것이다.

    강 대변인에 따르면, 성비위 피해자 중 한 명은 지난달 당을 떠났고, 피해자 보호를 주장한 세종시당 위원장과 운영위원들이 잇따라 징계를 받았다. 실제로 '항일 의병장 외손자'로 지난해 11월 조국당에 영입된 김갑년 세종시당위원장은 지난 2일 사퇴 의사를 전했다. 

    피해자 편에 섰던 조력자도 '품위 유지 위반'이라는 이유로 징계를 받은 뒤 사직서를 제출했다. 강 대변인은 또 다른 피해자도 현재 사직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강 대변인은 "피해자를 지키려 했던 이는 3주 만에 제명됐지만, 가해자는 재심 청구 60일 만에 겨우 제명됐다"면서 "윤리위원회와 인사위원회가 가해자 중심적으로 구성돼 있었고, 외부조사기구 설치 요구도 무시됐다"고 폭로했다.

    이어 "검찰 독재의 조기 종식을 외치며 당의 대변인,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했지만, 동지라 믿었던 이들로부터 성희롱과 괴롭힘을 당했다. 더는 기다릴 수 없다"면서 "조국당을 공식적으로 탈당한다"고 밝혔다.

    조 전 대표의 출소 후 행보가 피해자들에게 상처를 줬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조국 대표의 그 석방과 사면을 축하하는 자리엔 직장 내 괴롭힘 건 관련해 가해자들이 꽃다발을 전달한 걸로 알고 있다"면서 "그 꽃다발을 받는 자리에는 피해자들이 함께 있었다. 격려를 했다는 것이, 조국 전 대표 입장에서는 당내 사건이 잘 마무리 됐다고 결론을 내리고 말씀하신 거라고 생각이 돼서 그 자리 함께 있던 피해자들이 많이 상처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조국당은 즉각 공식 입장문을 통해 강 대변인의 주장을 반박했다.

    조국당은 "성비위 및 괴롭힘 사건과 관련해 당헌·당규에 따라 피해자 측 요구 사항을 모두 수용했고, 외부기관이 조사를 전담했으며, 외부 인사로 구성된 인권특위의 점검도 받았다”고 밝혔다. 

    윤리위원회와 인사위원회의 구성과 관련해서도 "오해의 소지가 있는 위원은 절차에서 회피했고, 이 사건은 외부 인사가 주도했다"고 해명했다.

    강 대변인이 언급한 세종시당 위원장의 제명 사유에 대해서는 "당내 징계를 신청한 사무처장과 운영위원 3인을 독단적으로 해임하는 등 민주적 정당 질서를 훼손한 데 따른 조치"라고 했다.

    피해자 지원이 미비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피해자 측의 요청에 따라 국회·경기도·정당 등의 관련 규정을 참조해 심리 치료비 지원을 의결한 바 있다"면서 "그럼에도 사실과 상이한 주장이 제기된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강 대변인에게 유감을 표했다. 
오승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