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열병식서 북중러 삼각연대 과시 예정""北, 중국 및 러시아와 정상회담도 유력""北, 러시아 파병 중 전사자 2000명 추산"
  •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1일 전용열차로 출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오후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연쇄 정상외교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정보원은 김 위원장이 3일 전승절 열병식에서 두 정상을 비롯한 주요국 지도자들과 나란히 천안문 성루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과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일 국회 정보위 비공개 전체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국정원 분석 결과 김 위원장이 이날 오후 베이징에 도착한 뒤 3일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천안문 성루에 설 것으로 분석했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지난 1일 오후 전용열차 편으로 평양을 출발해 2일 새벽 국경을 통과했고, 이날 오후 늦게 베이징에 도착해 방중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파악했다.

    수행 인사로는 최선희 외무상, 김성남 당 국제부장, 현송월 당 부부장 등이 있으며 리설주와 김여정이 동행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국정원은 예측했다.

    국정원은 "푸틴 대통령과 동급의 경호, 의전 등 각별한 예우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9월 3일 열병식에서 시진핑, 푸틴과 나란히 천안문 선두에 서서 냉전기 삼각연대 구도를 재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중 정상회담은 물론 북러 정상 간의 만남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리셉션·갈라 공연 참석과 현지 시찰도 예견된다"고 덧붙였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의 방중 의도를 네 가지로 분석했다. ▲북중 관계 복원을 통한 대외 운신 폭 확대 ▲중국의 경제적 지원 견인과 체제 활로 모색 ▲러시아 편중 외교 탈피 및 종전 리스크 헤징 ▲북미 대화 염두에 두고 중국 지지 확보 및 미국 태도 변화 유도 등이다.

    국정원은 "이번 방중은 파격적인 외교 행보로, 향후 과감한 대내외 조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북한의 대러 파병과 관련해서는 3차 파병 계획 6000명 중 1000명이 러시아에 도착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존 파병군은 후방에 주둔 중이며 8월 말 귀국한 지휘관단의 사례를 볼 때 현지 지도부 교체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사자 규모는 1·2차 파병에서 공개된 350명을 넘어서 실제는 2000명 수준으로 재추산된다고 국정원은 보고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북한은 이번 한미 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비난하고 있으나 예년과 달리 SRBM이나 방사포 등 대남 타격 무기 발사는 없었으며 대신 지대공미사일 시험만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오는 10월 10일 당 창건 80주년과 내년 초 9차 당대회를 앞두고 있어 약 1만 명이 동원된 열병식과 10만여 명이 참여하는 집단체조가 준비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그러면서 민생 시책으로는 자가용 소유 허용 등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국정원은 대남 태도와 관련해선 북한과 남한 2개 국가가 존재한다는 2국가론 기조를 유지하면서 일부 태도 변화의 여지가 감지되고 있다고 봤다.

    아울러 확성기 방송 중단, 어민 송환 등 관심사에 반응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우리 정부의 대북 접근 시도에 대해서는 대응하지 말라는 내부 지침이 내려진 상태임에 따라 단기적인 남북 관계 개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