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특검, 추경호 전 원내대표 전격 압수수색野 "국회의장 허가 없는 압색은 삼권분립 훼손"우원식 "수사 막을 수 없어 … 협의 통한 임의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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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을 예방하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5.09.02 ⓒ이종현 기자
정기국회 개회 하루 만에 조은석 특별검사팀의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압수수색을 둘러싸고 국회가 거센 파고에 휩싸였다. 국민의힘은 국회 경내 강제수사에 강력히 반발하며 의장실을 잇달아 찾아 항의했고, 우원식 국회의장은 "수사 자체는 막을 수 없다"면서도 "임의제출 방식이 원칙"이라고 답했다.
의장실 안쪽에서는 고성과 언쟁이 벌어졌고, 의장실 복도까지 소리가 전해지자 의장실 측에서는 기자 퇴장을 요청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국회 본관에서 예정된 장동혁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의 우원식 국회의장 예방을 그대로 진행하되 "삼권분립이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 국회의장의 대원칙이며, 원내대표실·원내대표 행정실 압수수색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는 것이 국회의장의 역할"이라며 항의 의사를 분명히 했다.-
- ▲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지도부가 2일 오전 내란특검 압수수색에 반발해 국회의장실에 항의 방문한 후 취재진을 만나고 있다. 2025.09.02 ⓒ이종현 기자
◆송언석 원내대표, 의장실 방문 … "국회 경내 압수수색은 의장 허가 있어야"
국민의힘의 항의는 장 대표의 예방 직전 송언석 원내대표가 이날 오전 9시 52분쯤 먼저 의장실을 찾아가면서 시작됐다.
의장실 안쪽에서는 고성과 언쟁이 복도까지 새어 나왔고, 10시 4분쯤 복도에 있던 의원실 관계자가 "대표님 면담 하실 때 다시 말씀드린다. 안내할 테니 조금만 기다려달라"며 기자들과 보좌진의 퇴장을 요청했다.
의장실 문 너머에서는 "그렇게 할 수는 없다. 이건 선을 넘은 것"이라는 육성이 들렸고, 10시 13분쯤 "나오신다"는 말과 함께 송 원내대표가 모습을 드러냈다.
송 원내대표는 브리핑에서 "아침에 조은석 특검이 무차별적으로 우리당 전 원내대표인 추경호 의원의 자택과 의원회관 사무실, 지역사무소까지 압수수색을 실시했고, 지금 본관 안에 원내대표실, 원내대표 행정실까지 압수수색한다고 들이닥쳤다"며 "국회 경내에 있는 사무실 압수수색은 국회 전체 관리 책임자인 국회의장의 허가가 있어야 가능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의장도 비슷한 취지로 본청과 회관 등 경내 압수수색은 임의제출 방식으로 협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기자들이 "의장실에서 고성이 오갔다"고 질문하자 "고성이 오간 건 아니다"라면서도 "의장을 뵈면서 의견을 전하는 것은 의원들의 자연스러운 마음인데 의장실 수석이 제지하는 상황에서 일어난 헤프닝"이라고 설명했다.-
-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을 예방해 환담을 나누고 있다. 2025.09.02 ⓒ이종현 기자
◆장동혁 "야당 무력화 위한 과도한 수사" … 우원식 "임의제출 원칙 지켜야"
이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예정된 예방 일정에 따라 이날 오후 10시 30분쯤 김도읍 정책위의장, 박준태 비서실장, 최보윤 수석대변인 등과 함께 의장실에 들어섰다.
장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어제 우리가 정기국회 개회식을 하면서 의장님이 일하는 국회라고 말씀하셨다. 그런데 개회식을 마치고 우리당 의원 중 원내대표를 지냈던 추경호 의원의 자택, 지역사무실, 의원회관을 압수수색 했다"면서 개회 하루 만에 벌어진 특검 수사 상황에 대한 강한 유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원내대표 행정실까지 압수수색하는 것은 유감이다. 정기국회 시작하자마자 과도한 압수수색을 하는 것은 야당이 여당과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서 국정감사에서 충분히 준비하고 제대 문제점들을 짚어낼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이렇게 해서는 어제 의장님이 강조하신 일하는 국회를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해 매우 안타깝다"고 했다.
이어 "특검이 출범한 지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그간 수사 결과에 의하면 충분한 조사가 있었을 텐데, 거의 활동 기간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정기국회 시작과 동시에 압수수색이 이뤄진 것은 일하지 못하는 야당을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닌가하는 점에서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장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임의제출 방식으로 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잘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장 대표는 "어제 말씀주신 것 중에서 의장 직속으로 자문기구를 두고 삼권 분립 강화를 위해서 방안을 모색하자고 하셨는데 한덕수 전 총리에 대한 영장이 기각되면서 영장기각 사유에 법리적으로 다툴 여지가 있다라는 부분이 적시되자 민주당에서는 내란 특별재판부를 만들겠다고 하고 있다"면서 "민주 국가나 법치국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그런 발상이라고 생각하고 이것은 삼권 분립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또한 "내란 특검에서 특별한 성과가 없거나 만약 기소된 사람들이 무죄가 날 경우 결국 이 정권과 민주당에게는 치명적인 리스크로 다가올 것이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삼권 분립을 무시하고 내란 특별재판부를 만들겠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했다.
아울러 "특정 정당의 국회의장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대표하는 국민의 국회의장이신 만큼 오히려 지금 거대 여당을 션제하고 여야가 대화의 장으로 나와서 머리를 맞대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분은 의장님"이라며 "의장님께서 적극 노력을 해 주면 저도 야당의 대표로서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머리를 맞대서 문제를 잘 풀어가겠다"고 했다.-
-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을 예방해 환담을 나누고 있다. 2025.09.02 ⓒ이종현 기자
우 의장은 "압수수색과 관련해서는 민주당이 야당일 때도 그랬고, 지금 국민의힘이 야당이 됐습니다만 그때마다 분명하게 원칙을 이야기했듯 수사를 근본적으로 막을 방법은 없다"며 "수사에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그것은 협조하되, 단 국회에 압수수색을 할 때는 검찰 또는 특검과 당사자가 협의를 해서 임의제출 방식을 원칙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번에 본청에 관해서 이철규 의원의 압수수색이 있었는데 그때도 당사자 간의 협의를 통해서 임의제출 방식으로 했다"며 "그것을 바깥으로 갖고 나와서 할 것인가, 안에서 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특검과 당사자 간 협의가 있었고 안에서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회의장이 나서서 수사를 막아라 하는 건 의장으로서 할 일은 아니고, 단지 그 원칙을 따라서 한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특검, 추경호 전 원내대표 자택·의원실 압수수색 … 계엄 해제 방해 의혹 수사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추경호 전 원내대표의 서울 강남 자택과 대구 지역구 사무실,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이어 원내대표실과 행정실에 대해서도 영장을 집행하며 수사 범위를 넓혔다.
특검팀은 "당시 계엄 해제 의결 방해 과정에서 추 전 원내대표가 핵심 역할을 했는지 확인하기 위한 절차"라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업 선포 직후 추 전 원내대표 등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의원총회 장소를 변경하며 당시 비상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하는 것을 방해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추 전 원내대표는 계엄이 선포되자 비상 의원총회를 소집하면서도 장소를 국회로 공지했다가 여의도 당사로 두 차례 변경한 바 있다.
비상계엄은 국회의 해제요구 결의에 따라 재석 190명·찬성 190명으로 가결되며 해제됐다. 당시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해제요구 결의에 참석하지 못한 의원은 90명이다.

김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