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부실·연동된 준비자산 문제에 경고수익률 낮은 美 국채에 연동하는 관행에도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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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 티롤 프랑스 툴루즈대 경제학 교수. 출처=EPAⓒ연합뉴스
미국 달러화 등 안전자산과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의 인기기 점차 커질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이에 대한 감독이 부실할 경우 수십억달러(수조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2014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장 티롤 프랑스 툴루즈대 경제학 교수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감독 부족과 연동된 준비자산에 대한 의구심이 현실화할 경우 예금자들의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이 벌어질 가능성이 매우 우려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스테이블코인은 미 달러화나 유로화, 또는 미국 국채 같은 실물 자산에 가치를 고정시켜 안정성을 높인 가상화폐다. 테더와 서클이 대표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 금융으로 편입시키는 이른바 '지니어스 법'의 제정에 힘을 실으면서 세계적으로 스테이블 코인의 유통 규모가 약 2800억달러(약 390조원)로 불어났다.
하지만 티롤 교수는 미 국채로 스테이블코인의 가치를 담보하는 관행에 우려를 나타냈다. 국채의 낮은 수익률(이자) 때문이다.
팬데믹 시기에 펼친 확장적 통화 정책으로 미 국채 금리는 몇 년간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인플레이션까지 고려하면 실제 수익은 더 낮다는 것이다.
이 경우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수익률이 높은 반면 리스크도 큰 자산에 투자하려는 유혹에 빠지게 되고, 준비자산의 가치가 하락해 뱅크런을 유발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 티롤 교수의 주장이다.
티롤 교수는 "스테이블코인을 완전히 안전한 예금으로 여긴 개인투자자나 기관투자자가 보유했다면, 정부는 예금자가 돈을 잃지 않도록 구제하라는 큰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감독 당국이 충분한 인력을 보유하고 주의를 기울인다면 이런 위험을 관리할 수 있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우려했다.

김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