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예산 잉여금 쌓이는데도 정부 재정은 적자 누적학령인구 감소에도 줄지 않는 교부금 … ‘깜깜이 집행’ 논란재정 효율화 요구 커지지만 교육계는 ‘성역’ 지키기 고수
  •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8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공용브리핑실에서 2026년도 예산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연합뉴스

    정부가 성장잠재력 제고를 목표로 대대적인 확장재정에 나서면서 나랏빚 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구조개혁이 필요한 영역은 여전히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 사례로 교육교부금이 꼽힌다. 학령인구가 줄어들며 교육 현장의 수요는 감소하는데, 내국세의 일정 비율(20.79%)을 자동 배정하는 제도 탓에 지방 교육청은 오히려 넘쳐나는 재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31일 정부의 '2026년 예산안'을 보면, 교육부 소관 보통교부금(교육세분)은 2조1690억원에서 1조7587억원으로 4100억원 삭감됐다.

    일부 교부금이 조정되긴 했지만, 내국세 연동 구조 자체는 건드리지 못했다.

    교육교부금은 중앙정부가 각 시도교육청에 지원하는 금액으로, 내국세의 20.79%와 국세 교육세 중 일부를 재원으로 한다.

    초·중·고 학령인구는 급감하는데, 교육교부금은 내국세와 연동돼 있어 해마다 잉여금이 불어나고 있는 것.

    학령인구는 2010년 734만명에서 올해 531만명으로 줄었지만, 같은 기간 교육교부금은 32조2900억원에서 75조7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불어났다. 

    지난해 기준 학생 1인당 교부금은 1426만원에 달하며, 2029년에는 3000만 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그러나 교부금이 늘어난 만큼 교육 현장의 질적 개선이 이뤄졌는지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서울시교육청은 2021년 모든 중학교 1학년생에게 태블릿PC를 무상 제공했고, 이듬해에는 상당수 교실에 이미 대형TV나 빔프로젝터가 있음에도 전자칠판 설치사업을 강행했다. 

    광주시교육청과 강원도교육청도 각각 태블릿PC 일괄 지급, 고교생 ‘진로활동지원금’ 지급 같은 사업으로 비판을 받았다.

    감사원에 따르면 2020~2022년 사이 시도교육청의 불필요한 지출만 42조6000억원에 달한다. 전국 교육청이 운영하는 각종 기금에 쌓여 있는 돈도 18조원이 넘는다.

    반면 같은 기간 중앙정부와 지자체 재정은 각각 1145조원의 국가채무, 18조원이 넘는 지방재정 적자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교육교부금을 내국세 비율에 연동하는 현행 제도가 저출산·저성장 시대에는 불합리하다고 지적한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정부 재정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지자체 역시 재원이 없어서 빚을 내서 재정을 유지하는 상황인데도 교육재정은 남아돌고 있는 처지"라며 "교육재정 운영 주체를 지자체로 넘기는 등의 현행 교육교부금과 내국세를 연동하는 방식은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일부 교부금을 대학 지원으로 전환하는 ‘고등·평생교육지원 특별회계’를 2022년 신설하는 등 임시방편을 마련했지만, 근본적 개혁에는 소극적이다. 정치권과 교육계의 반발을 감당해야 하는 고비용 구조조정이기 때문이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교육교부금 제도는 불합리한 제도기 때문에 개편하고 재정을 확충해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신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