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 극복, 행시·사시 합격한 입지전적 성장잇단 낙선 후 재보선·재선 성공 … 초선엔 요직"싸우지 않는 자 배지 떼라" … 강경 메시지인선 관심 … 80년생 초선·전한길 강사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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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동혁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26일 오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제6차 전당대회 결선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2025.08.26. ⓒ이종현 기자
충남 보령서천을 지역구로 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국회에 입성한 지 3년 만에 당권을 차지하며 '1.5선 대표'라는 별칭을 얻었다. 학창 시절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점심도 거르던 그는 행정고시와 사법고시에 모두 합격하며 입지전적 행보를 이어왔다. 장 대표의 26일 전당대회 승리는 단순한 지도부 교체가 아니라 강성 보수·우파 당심이 선택한 결과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장 대표는 1969년 충남 보령에서 태어나 대천고와 서울대 불어교육과를 졸업했다. 생활고 탓에 육사와 경찰대 진학을 고민했지만, 과외로 학비를 충당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서울대로 진로를 틀었다. 이후 1991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교육부 공무원으로 근무했고, 1999년 퇴직 후 다시 도전해 2001년 사법시험에도 합격했다. 엘리트 경력처럼 보이지만, 그 배경에는 생활비와 학비 걱정으로 점철된 시절이 있었다.
그는 법관으로도 이목을 끌었다. 장 대표는 2020년 광주지법 판사로 재직하며 전두환 전 대통령 사자명예훼손 사건을 맡던 도중 총선 출마를 위해 법복을 벗었다. 그러나 첫 정치 도전에서 고배를 마셔야 했다. 같은 해 제21대 총선에서 대전 유성갑 출마에 실패했고, 2022년 지방선거 대전시장 경선에서도 패했다. 하지만 그해 5월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고, 제22대 총선에서는 재선에 성공하며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입지를 다졌다.
정치권에서의 행보도 눈에 띈다. 초선임에도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사무총장을 맡았고, 이어 공천관리위원·선거대책본부장·수석최고위원 등을 지내며 요직을 경험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이 전개되자 수석최고위원직을 내려놓고 '반탄(탄핵 반대)' 진영에 합류했다. 당시 그는 거리 시위에서 "12·3 계엄은 반국가 세력에 맞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라는 시대적 명령"이라며 강경파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 ▲ 당 대표 결선에 오른 장동혁·김문수 후보가 26일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결선에서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2025.08.26. ⓒ이종현 기자
◆"싸우지 않는 자는 배지를 떼라" … 메시지가 만든 반전
결선 승리는 이변이었다. 지난 26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결선에서 장 대표는 김문수 후보를 2367표 차이로 따돌렸다. 일반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가 20%포인트 이상 앞섰지만, 당원 투표(비중 80%)에서 장 대표가 5.76%포인트 우세를 보여 최종 승리를 거머쥐었다.
장 대표가 당원들에게 던진 '싸우지 않는 자는 배지를 떼라'는 메시지가 강성 지지층 결집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그는 결선 진출 확정만으로도 "당원들이 기적을 만들었다"고 언급했는데, 결선에서도 승리하자 이변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장 대표는 이번 전당대회 과정에서 친한(친한동훈)계와 찬탄(탄핵 찬성)계에 협력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그는 "밖에 있는 50명보다 안에 있는 1명의 적이 훨씬 더 위험하다"며 내부 분열을 일으키는 세력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사실상 필요하면 '출당'도 고려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는 당을 단일대오로 재정비하겠다는 강한 신호로 읽힌다.
이제 관심은 인선으로 향한다. 장 대표는 이번 전대에서 준비 기간이 짧았던 만큼 '미니 캠프' 체제를 운영했다. 캠프에서 공보를 맡았던 고종원 단장과 이재능 대변인이 중앙당에서 핵심 역할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1980년대생 초선 의원들의 중용 가능성도 거론된다. 조지연(경북 경산), 박준태(비례) 의원 등은 장 대표가 원내대변인 시절 함께 활동한 인연이 있고, 이번 전대에서도 지지세 확산을 거들었다. 장 대표가 원내에서 보여온 친화력을 고려할 때 특정 측근에 국한하지 않고 폭넓은 인재풀을 기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관심이 집중되는 인물은 전한길 강사다. 그는 이번 전대 과정에서 강성층을 규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 대표는 전 씨 관련 논란에도 "전 선생은 당을 지키고 정권을 지키자고 함께 싸운 사람"이라며 옹호했다. 아울러 당대표 토론회에서 '재·보궐 선거 공천 대상' 질문에 전 씨를 택하기도 했다.
다만 측근들은 "장 대표가 전 씨를 당에서 배제하는 조치에 반대한 것이지 윤 어게인 세력을 전폭적으로 받아들인 것은 아니다"라며 선을 긋고 있다.

김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