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년 동맹, 안보·경제·기술 결합 동맹으로""韓 조선업, 美 안보 강화·조선업 부활 기여"李, 美 측에 투자 안정 위한 제도 지원 당부
  • ▲ 이재명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필라델피아 한화 필리조선소에서 열린 미국 해양청 발주 국가안보 다목적선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 명명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방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6일(한국시각) 필라델피아의 한화 필리조선소를 방문해 미국 해양청이 발주한 국가안보다목적선(NSMV) 명명식에 참석해 한미 조선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안보다목적선인 '스테이트 오브 메인'(State of Maine)호 명명식에서 "이곳 필리조선소를 통해 72년 역사의 한미 동맹은 안보 동맹, 경제 동맹, 기술 동맹이 합쳐진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의 새 장을 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트럼프 대통령께 제안한 '미국의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프로젝트'(마스가·MASGA)는 단지 거대한 군함과 최첨단 선박을 건조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사라진 꿈을 회복하겠다는 거대한 비전"이라며 "50년 전 대한민국의 기업인과 근로자들이 허허벌판에 'K-조선'의 기적을 일궈냈듯 한미가 힘을 모아 마스가의 기적을 현실로 빚어내자"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필라델피아의 앞바다를 가르며 나아간 함정들은 한국전쟁의 포화 속에서 고통받던 대한민국 국민을 구했다"며 "필라델피아의 함정들이 구해낸 대한민국의 위대한 국민들은 전쟁의 폐허를 딛고 뜨거운 용광로와 식지 않은 땀방울 속에서 나라의 미래를 설계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희망의 새 나라를 건설하겠다던 우리 국민의 강력한 의지가 강철에 스며들고 파도에 실려 '조선업 강국 대한민국'이라는 신화를 만들어 냈다. 그렇게 탄생한 대한민국의 조선업이 이제 미국의 해양 안보를 강화하고 미국 조선업 부활에 기여하는 새로운 도전의 길에 나서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세계 제1의 저력과 역량을 마주한 필리조선소는 최첨단 선박 기술을 보여주는 미국 최고의 조선소로 거듭날 것이고 미국 해안벨트 곳곳에서 조선업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며 "미국 조선업과 대한민국 조선업이 더불어 도약하는 윈-윈의 성과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언급했다.
    ▲ 이재명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필라델피아 한화 필리조선소를 방문해 서명한 방명록. ⓒ뉴시스

    '한화 필리조선소'는 1801년 미국 해군 조선소로 설립돼 1997년 민영조선소로 출범한 이후 지난해 12월 한화그룹이 인수했다. 이는 한국의 조선기업이 미국 현지 조선소를 인수한 첫 사례다.

    이날 명명된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는 한화가 지난해 인수한 필리조선소에서 처음으로 완성한 선박으로, 미국 해양청(MARAD)이 발주한 다목적선 5척 가운데 세 번째다.

    평시 해양대학 사관생도 훈련선으로, 비상시에는 재난 대응 및 구조 임무에 투입된다. 설계와 기자재 조달에는 한국 조선전문기업 DSEC가 참여해 한미 간 대표적 조선 협력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 이재명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필라델피아 한화 필리조선소를 방문해 현장 시찰을 마친 뒤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왼쪽부터 데이비드 김 한화필리조선소 대표, 조현 외교부 장관,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이 대통령,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장관, 토드 영 상원의원. ⓒ뉴시스

    한화 측은 필리조선소 생산 능력을 현재 연 1.5척에서 20척 내외로 확대하고, 중장기적으로 LNG운반선 등 대형 첨단 선박 제조 역량까지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환영사에서 "오늘 진행되는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 명명식은 한화필리십야드가 세 번째 NSMV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는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며 "이는 한미 양국이 함께 조선산업을 재건하고, 선박 건조 역량을 확장하며, 미래 산업을 이끌 숙련된 인재 양성에 대한 투자가 구체적으로 구현되는 것을 보여주는 성과"라고 평했다.

    이어 "한화는 미국 조선 산업의 새로운 장을 함께 할 든든한 파트너가 될 것을 약속드린다. 트럼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이 제시한 조선 산업 부흥의 비전에 따라 저희는 미국 내 파트너들과 함께 새로운 투자와 기회를 창출하고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종무 필리조선소장은 "한화오션만이 갖는 조선 특화 기술, 그중에서도 스마트 야드 기술을 이곳에 모두 적용할 계획"이라며 "실시간 안전관리시스템, 자동화 설비 로봇, 디지털 트윈에 이르기까지 한국에 있는 모든 첨단 기술을 이곳에 적용해서 조선소를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인 조선소로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화오션이 갖고 있는 조선 역량을 활용해서 미 해군 함정 건조 분야에서도 공동 건조·공동 설계 협력의 길이 열린다면 저희가 한미 안보동맹에도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열릴 것으로 생각된다"며 "동맹의 중심으로서 대한민국 조선 산업에 큰 역할을 하는 핵심 사업장으로서 발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동석한 미국 정부 인사들에게 한국 기업의 투자가 원활히 진행되고 미국 내 사업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제도적 지원을 다해 달라고 요청했다.
    ▲ 이재명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필라델피아 한화 필리조선소를 방문해 방명록에 서명한 뒤 조시 샤피로 펜실베니아 주지사와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이날 행사에는 한국 측에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조현 외교부 장관,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강유정 대변인, 강경화 특별수행원(주미대사 지명자), 이상호 주뉴욕총영사대리, 이재용 주필라델피아출장소장과 김동관 부회장,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 데이비드 킴 필리조선소 대표, 박일동 융진 회장 등이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메리 게이 스캔런 하원의원(민주당), 이상현 해양청장 대리, 일레인 차오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 제프 딕슨 TOTE서비스 CEO, 크레이그 존슨 메인해양사관학교 총장이 함께했다.
조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