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유학생 비자 취소 추진했던 트럼프 "유학생 없으면 대학시스템 붕괴"마가 불만 고조…"공산당 스파이 역할 하는 학생들 받아들이길 원하는 사람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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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50423 AFP=연합뉴스. ⓒ연합뉴스
미국 내 중국인 유학생 비자 취소를 추진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입장을 바꿔 중국인 학생 60만명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히자 핵심 지지층 내에서 거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각)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 뉴스위크,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에서 "우린 중국과 잘 지낼 것"이라고 밝힌 뒤 "우리가 그 학생(중국인 유학생)들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많은 이야기가 있었는데, 우린 그 학생들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60만명의 학생, 그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는 5월 말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발표한 중국인 유학생들에 대한 "공격적인 비자 취소" 방침에서 180도 선회한 것이다.
당시 루비오 장관은 성명을 통해 "중국 공산당과 관련"이 있는 학생 또는 "핵심 분야에서 공부"하는 중국 학생들이 비자 취소 대상에 포함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6월 런던에서 열린 미·중 제2차 고위급 무역협상 후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중국인 유학생들에 대해 "난 늘 괜찮다고 생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중국인 학생 60만명'은 현재 미국 대학에서 유학 중인 중국 출신 학생 숫자의 배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교육연구소(IIE) 통계에 따르면 미국 내 중국인 유학생 수는 2019~2020학년도 기준 약 37만2000명으로 정점을 찍었으나, 이후 코로나19 팬데믹과 비자 정책 변화로 인해 2023~2024학년도 기준 약 27만7000명 수준으로 감소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중국인 유학생들을 적극 받아들여 미국 대학들의 재정난을 완화하려는 쪽에 방점이 찍힌 듯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중국인 학생 60만명' 발언에 대한 기자 질문에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면서 "중국 학생들의 입국은 허용될 것이며 총 60만명이 입국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들이 오지 않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느냐. 우리 대학시스템은 매우 빠르게 끝장날 것"이라며 주로 피해를 보는 쪽은 "정상급 대학들이 아니라 바닥에서 허덕대는 대학들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하워드 루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만약 중국 유학생들이 없어지면 미국 내 하위 15% 대학들은 문을 닫게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적 관점에서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고 있다"고 트럼프의 입장을 옹호했다.
하지만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트럼프의 선거 구호)로 불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 내에서는 반발하고 있다고 더힐은 전했다.
더힐에 따르면 마저리 테일러 그린 연방하원의원(공화·조지아)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우린 중국 공산당에 충성할지 모르는 60만명의 중국 학생들이 미국 대학에 다니도록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썼다.
이어 "왜 우리가 미국 학생들의 자리를 대체할 중국 학생 60만명을 받아들여야 하나"라며 "우린 그것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마가의 핵심 인사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도 한 방송에 출연해 중국 유학생 허용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설명이 "정신 나갈 정도로 터무니없다"며 "모든 외국인 유학생은 졸업장에 출국 비자를 붙여 즉시 떠나도록 해야 한다. 30일을 주면 된다"고 말했다.
마가 진영에 큰 영향력을 가진 극우 성향 유튜버 로라 루머도 엑스에 "공산당 스파이 역할도 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학생들' 60만명이 미국으로 더 들어오길 원하는 사람은 없다"고 썼다.
그러면서 "하루 1000명을 불법체류자로서 추방하면서 동시에 60만명의 중국인 스파이를 들여오겠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바이든 시절 들어온 수백만명을 이렇게는 절대 정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성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