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 1.1%, 코스피 0.7%, 항셍 0.1% 각각 하락"연준 이사 해임,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 우려로 충격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리사 쿡 연준 이사.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리사 쿡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이사에게 해임 통보를 하자 미국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가 크게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로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증시가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26일 13시 현재 일본의 닛케이는 1.12%, 한국의 코스피는 0.79%, 홍콩의 항셍은 0.15% 각각 하락하고 있다.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만 0.11% 상승하고 있다.

    같은 시각 미국의 지수선물도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선물은 0.12%,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선물은 0.14%, 나스닥종합지수 선물은 0.22% 각각 하락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앙은행 개입으로 연준이 크게 흔들려 미국 금융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흠집이 날 것이란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리사 쿡 이사를 즉시 해임한다"고 밝혔다. 그는 "연준 운영에서 청렴성과 신뢰가 필수적"이라며 "쿡의 행위가 신뢰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법무부는 쿡 이사가 이중주거지를 지정해 유리한 조건으로 모기지(주택담보대출)를 받았다고 보고, 사기 혐의로 조사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쿡 이사는 "트럼프는 날 자를 권한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여성 연준 이사인 쿡 이사는 2022년 조 바이든 전 대통령에 의해 지명돼 2023년 의회 인준을 받아 2038년까지 임기가 보장돼 있다. 의회의 인준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해고할 권한이 없는 것이다.

    쿡 이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에 반발하고 있는 만큼 그를 둘러싼 시비가 상당 기간 지속해 미국 및 세계 자본시장에 작지 않은 충격을 줄 전망이다.

    한편 쿡 이사가 해임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이사로 교체하면 연준 이사회 내 금리인하파의 비중이 높아질 전망이다.

    9월16~17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해임 통보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기준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여러 차례 금리인하를 공개적으로 요구해왔으며 이번 조치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간접적인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연준 이사회는 7명으로 구성되며 여기에 지역 연은 총재 5명이 FOMC에 참여해 총 12명이 금리를 결정한다. 이사회 7명 중에서 현재 2석이 공석으로 쿡 이사까지 해임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3석을 새로 채울 수 있다.
성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