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韓 교회 압수수색, 정보당국 들었다"李 "국회로부터 임명받은 특검, 사실조사 중"트럼프 "루머, 오해일 것…잘 풀릴 거라 확신"
  • ▲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한·미정상회담 중 밝게 웃고 있다. 250825 ⓒ뉴시스

    25일(현지시각) 열린 새 정부 첫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 내 교회와 군부대 수색에 관한 우려를 표했던 것과 관련해 "오해라고 생각한다"면서 긴장됐던 분위기를 푼 뒤 농담을 던져 양측 참모진을 비롯해 배석자들이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을 약 3시간 앞두고 돌연 SNS에 "한국에서 숙청 또는 혁명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우린 그런 곳에서 사업을 할 수는 없다"고 말해 긴장감을 높였다.

    이어 행정명령 서명식에서는 "최근 며칠간 교회들에 대한 매우 악랄한 정부의 현장단속(raid)이 있었다고 들었다. 그들은 심지어 우리 군사기지에도 들어가 정보를 취득했다고 들었다"며 "그들은 아마 그렇게 해선 안 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대한민국은 친위 쿠데타로 인한 혼란을 극복한 지 얼마 안 된 상태이고 내란 상황에 대한, 국회가 임명한 특검에 의해 사실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미군을 직접 수사한 것이 아니라 부대 내 있는 한국군의 통제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했나 확인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의 통역 담당인 조영민 대통령실 행정관이 '국회로부터 임명받은 특검'이라고 얘기하던 도중 끼어들어 "혹시 그 특검이 정신이상자(deranged) 잭 스미스 아니냐", "미국에서 데려간 것 아니냐", "그는 병든 사람(sick individual)"이라고 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 오른편에 배석해 있던 J.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하워드 루트닉 상무장관이 큰 웃음을 지었고 우리 측에 앉아있던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웃음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난 그저 농담한 것"이라고 넘어갔지만, 한동안 여운이 가시지 않았다.

    이후 그는 "교회 압수수색에 관한 루머가 있는데, 아마도 오해일 것이라 생각한다. 문제가 잘 풀릴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고 의심을 거두는 모습을 보였다. 두 정상은 비공개 업무 오찬에서 이에 대한 추가적인 논의를 진행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잭 스미스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2020년 대통령선거 결과 뒤집기 시도' 및 '백악관 기밀문서 불법 유출사건' 등을 조사해 2023년 트럼프 대통령을 기소했던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승리한 뒤 공소를 철회했고, 1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복귀하기 전 자진 사임했다. 이후 오히려 미국 정부 특별감찰관실(OSC)이 선거 개입혐의로 그에 대한 공식조사에 착수했다.

    이날 미국 폭스뉴스 토크쇼 '아웃넘버드'의 진행자 리사 케네디는 "트럼프는 과거에도 (한국의) 전임 대통령이 체포되고 그 당의 지도부가 현 대통령에 의해 수사받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며 "아마 그 속에서 자신과의 유사점을 본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전에 검찰수사를 받고 재판에 넘겨진 경험이 있어 이에 대해 언급한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성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