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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을 불과 3시간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 자신의 소셜 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숙청이나 혁명처럼 보인다"(WHAT IS GOING ON IN SOUTH KOREA? Seems like a Purge or Revolution)라며 "그런 상황에서는 우리가 그곳에서 사업을 할 수 없다. 나는 오늘 백악관에서 새 대통령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비판하고 중국 공산당의 선거 개입 의혹을 제기해 온 미국의 중국 전문가인 고든 창 변호사가 "감사합니다, 트럼프 대통령님"(Thank you, President Trump)이라고 화답했다. ⓒ고든 창 변호사의 엑스(X)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3시간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 "한국에서 숙청이나 혁명이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WHAT IS GOING ON IN SOUTH KOREA? Seems like a Purge or Revolution)라고 말한 것과 관련, 미국의 대표적인 우파 논객인 고든 창 변호사가 즉각 화답의 메시지를 보내고 나섰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비판하고 중국 공산당의 선거 개입 의혹을 제기해 온 미국의 중국 전문가 고든 창 변호사는 25일(이하 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 계정에 트럼프 대통령의 해당 게시물을 공유하며 "감사합니다, 트럼프 대통령님"(Thank you, President Trump)이라고 화답했다.
앞서 같은 날 고든 창 변호사는 자신의 SNS에 'Remove Lee!'(이재명을 제거하라)라고 썼다.
일각에서는 고든 창 변호사의 화답을 보며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SNS 글이 우파 진영의 목소리를 대변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를 통해 좌파 진영으로 친중국 성향이라는 해석을 낳아온 이재명 대통령을 견제하고, 한미정상회담을 앞둔 실무 회담에서 최대한 양보를 끌어 내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그런 상황에서는 우리가 그곳에서 사업을 할 수 없다. 나는 오늘 백악관에서 새 대통령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숙청, 혁명' 등의 용어를 사용한 것과 관련, 최근 진행되고 있는 내란 특검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 수사 및 한덕수 전 총리 등 전임 정부 인사 등에 대한 고강도 수사 국면 등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미국보수연합(ACU) 등에서 활동하는 창 변호사는 지난 15일 워싱턴DC의 주류 매체인 '더 힐' 기고문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 "강한 반미 성향을 지니고 있다"고 단언하며 그의 과거 발언들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창 변호사는 지난 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연설 도중 "위대한 고든 창"이라 호명하며 기립 박수를 유도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미국 보수 진영을 대표하는 미국보수연합(ACU) 소속으로 트럼프 진영 내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창 변호사는 '한국의 반미 대통령이 워싱턴에 온다(South Korea's anti-American president is coming to Washington)'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역사상 가장 중요한 회담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은 공개적으로는 미국과 동조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1953년 체결된 한미동맹의 근간을 약화시키는 조치를 취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표적인 사례로 한미 연합훈련 축소와 오산기지 압수수색 사건을 거론했다. 창 변호사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요구로 한미 연합훈련이 축소됐고 내란 특검이 미군과 한국 공군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오산기지를 사전 통보 없이 압수수색했다"며 "이는 한미 지위협정(SOFA) 위반에 해당한다"고 썼다. 이와 관련해 박지영 특검보는 지난달 30일 브리핑에서 "압수수색은 부대 사령관 승낙 하에 이뤄졌고 미군이나 미군 자료는 대상이 아니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기고문은 또한 이재명 대통령이 과거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주한미군을 "점령군(occupying force)"이라고 언급했고, 미국이 "일본의 한국 식민 지배를 유지했다"고 비판한 전력을 언급했다. 창 변호사는 "이재명 대통령이 속한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미국과의 긴밀한 관계를 반대하고 중국과 북한과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구축해온 역사를 갖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특히 그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 같은 반미 성향의 전직 대통령들도 있었지만, 이재명 대통령은 이들과 달리 훨씬 더 단호하고 한미동맹이 살아남지 못할 수도 있다"며 "한국의 민주주의 자체도 위협받고 있다"고 했다.
기고문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언급도 포함됐다. 창 변호사는 "윤 전 대통령은 현재 비인도적인 조건 아래 구금되어 있으며 이 대통령은 야당 대표 시절 윤석열 정부를 마비시키기 위해 22건의 탄핵안을 주도했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은 '내란'이라는 허위 서사를 만들었고 윤 전 대통령은 폭염 속 작은 감방에 갇혀 약도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며 "그가 감옥에서 죽을 수도 있다는 우려에도 민주당은 아랑곳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기고문은 현 정부가 "소셜미디어에 대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평화적 집회 참가자를 조사하며, 예배 장소를 압수수색하고 주요 야당의 활동을 금지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조치는 좌파 독재 정권에서나 있는 일"이라는 미국 전 외교관의 발언도 인용됐다.
기고문에는 이 대통령 당선 직후 백악관이 보낸 축전에서 "중국의 개입과 영향력을 우려한다"는 표현이 담겼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워싱턴타임스에는 트럼프 1기 정부 인사가 한국 대선 결과의 정당성을 문제 삼는 기고를 실었고 이에 대해 주미 한국대사관은 "한국 민주주의와 한미동맹은 굳건하다"고 반박한 바 있다.

김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