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李, 공식 숙소 아닌 호텔에서 머물러""방미 직전 중국에 특사단 보내 … 양다리 외교""李, 한일 회담서 한반도 비핵화 발언 北中 고려""자유동맹 명확히 해야 미래 지킬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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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이종현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한미 정상회담이 26일 오전 1시15분(한국시각) 백악관에서 열리는 가운데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이번 방미 외교에 대해 '미·중 양다리 외교는 자충수'라며 외교 노선의 불분명함을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블레어하우스 미사용, 백악관 의전 수준, 방중 특사 파견 등을 근거로 '한국이 고립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나 의원은 25일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 대통령 부부가 방미 일정을 시작했다. 잠시 후 우리시간 26일 오전 1시께 한미 정상회담을 한다"고 운을 뗀 뒤 이번 정상회담을 둘러싼 여러 이례적인 정황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나 의원은 이 대통령이 미국 정부의 외빈 전용 숙소인 블레어하우스를 사용하지 못했다는 점을 들어 "이 대통령은 미국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에서 묵을 수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뒤늦게 호텔 숙소를 잡아 묵는다고 알려졌다"고 밝혔다.
이어 "같은 등급의 공식 실무방문(Official Working Visit)인 문재인 대통령, 실무방문(Working Visit)이었던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국빈 방문(State Visit)이었던 이명박·윤석열 전 대통령 모두 방문 형식을 불문하고 블레어하우스에서 묵도록 미국 측이 예우했던 전례와 극명히 대비된다"고 덧붙였다.
방미 인사들의 구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나 의원은 "조현 외교부 장관이 한일 정상회담 배석을 건너뛰고 급히 미국으로 향했고, 대통령실 비서실장·정책실장·국가안보실장까지 총출동했다"며 "이는 심상치 않은 기류가 작동하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지적했다.
정상회담의 외교적 존재감에 대해서도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SNS가 잠잠할 뿐만 아니라 백악관 브리핑에서도 눈에 띄지 않고, 미국 주류 언론들의 주목도도 낮다"고 지적했다.
나 의원은 한미 통상·안보 의제의 중심에 '대중(對中) 관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정권은 방미 직전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친서를 전달하기 위해 방중특사단을 파견해 양다리를 걸쳐놨다"며 "양다리 외교는 결국 미중 모두로부터 신뢰를 잃는 자충수"라고 경고했다. 이어 "외교에서의 전략적 모호함은 미중 모두로부터 외면받게 될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직전에 한일 정상회담에서 조차도 자유동맹에 대한 이 대통령의 스탠스를 의심받을만 하다"며 "이시바 일본 총리는 '북한의 비핵화'를 목표로 언급한 반면, 이 대통령은 일본에서 미국으로 향하며 '한반도 비핵화'라는 단어를 굳이 사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 그래도 힘든 한미간 협상을 눈앞에 두고 굳이 북한과 중국의 심기를 이렇게까지 신경 쓰는 것은 명백한 자초위난이다. 국익보다 그들의 심기가 더 중요한가"라고 반문했다.
대북 문제와 관련해서는 "강력한 대북 심리전 수단인 대북 확성기를 자진해 철거해 놓고도 온갖 조롱을 받고, 북한의 대남 확성기는 오히려 늘지 않았나"라고 했다.
나 의원은 "외교는 국익을 위한 선택이지 모든 이를 만족시키려는 줄타기가 아니다"라며 "이재명 정권의 애매모호한 외교 행보는 결국 우리나라를 그 누구도 믿지 않는 고립된 국가로 만들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명확한 자유동맹, 가치외교로 돌아서지 않는다면 우리가 잃을 것은 단순한 외교적 신뢰를 넘어 국가의 미래 그 자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미국 백악관은 이날 배포한 공식 일정에서 이 대통령이 25일 낮 12시15분(미국 동부시각)부터 오벌오피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한다고 밝혔다. 한국 시간으로는 26일 오전 1시15분부터다.
두 정상은 30분간 회담을 가진 뒤 장소를 옮겨 백악관 캐비닛룸에서 오찬을 겸한 회의를 비공개로 이어간다.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 일정은 따로 공지되지 않았다.

김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