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선거 진행 중, 韓 바라보는 시선 엇갈려'뜨거운 감자' 한동훈, 金 지지 공개적 거론지방선거와 향후 당권 염두에 둔 행보로 분석張, 선명성 부각 … "공학 아닌 소신이 이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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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2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청주오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에서 결선에 진출한 김문수, 장동혁 당 대표 후보가 손을 흔들고 있다. ⓒ뉴데일리DB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결선 투표가 진행되는 가운데 김문수 ·장동혁 당대표 후보의 신경전도 거세지고 있다. 강성 당원들로부터 '배신자'라는 비판을 받는 한동훈 국민의힘 전 당대표가 김 후보의 지지를 공개적으로 거론하자 장 후보는 선명성을 강조하며 지지층 결집에 나서고 있다.
친한(친한동훈)계로 평가받는 우재준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당선자는 25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결선 투표 정국과 관련해 "화합의 메시지를 내는 사람이 더 유리할 것"이라며 "만약에 김 후보가 당선이 된다면 대화를 많이 해서 당이 옳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더 많은 설득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 후보에 대해서는 "당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자 하는 그 마음을 내부 총질이라고 규정하고 배제하지 않으려고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한 전 대표가 공개적으로 밝힌 전당대회 투표 방향과 궤를 같이한다. 한 전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당대표 결선 투표에 적극 투표해서 국민의힘이 최악을 피하게 해 달라"고 했다.
친한계를 비롯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당론을 어긴 인사들에 대한 강력 조치를 예고한 장 후보를 '최악'으로 표현했다는 정치권의 해석이 나왔다. 결국 한 전 대표가 김 후보에게 힘을 싣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선거 때 그 지원 의사를 표시하는 것도 굉장히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져야 하는 것인데 좀 의아하다"면서 "국회의원 보궐이라든지 아니면 다른 선거에 나가고 싶어 할 텐데 그럴 기회가 국민의힘에서 주어지려면 김문수 후보를 지원해야 된다. 이런 생각을 한 게 아닐까"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한 전 대표의 행보가 결국 내년 6월에 펼쳐질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전 후보의 지방선거 출마 가능성과 함께, 야당의 선거 패배 후 도래할 다음 당권 경쟁을 모두 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한 전 대표가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은 것도 결국 다음 지방선거 이후의 정치적 행보가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 아니겠느냐"면서 "새로 들어설 지도부가 지방선거에서 진다면 결국 또 지도부는 사퇴하고 새로 당대표를 뽑아야 한다. 진흙탕 싸움을 피하고 결국 '한 어게인'을 원하는 사람들을 등에 업도 당권을 노리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전 대표가 김 후보 지지를 자신의 정치적 미래와 연결해 전략적으로 결정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는 상황에서 당선이 급한 김 후보도 이에 호응하는 모습이다.
그는 당대표에 당선되면 친한계를 모두 끌어안겠다고 밝히고 있다. 김 후보는 지난 23일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한 대표는 우리 당의 자산 중 한 사람"이라고 했다. 지방선거 공천에서 반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의 상징적 인물인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와 한 전 대표 중 누구를 공천하겠느냐는 질문에 "한동훈 대표죠"라고 답했다.
반면 장 후보는 강성 당원들의 지지를 묶어 결선 투표에서 승리하겠다는 구상이다. 친한계를 끌어안지 않고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며 당원들의 표심을 흡수하려는 전략이다.
장 후보는 "당원 여러분을 믿는다. 힘을 따라가는 공학정치가 아니라 심(心)을 따라가는 소신정치를 선택해 주리라는 것을"이라며 "당원들이 기적 같은 드라마를 써줬고, 아직 그 드라마는 끝나지 않았다. 드라마의 주인공은 장동혁이 아니라 당의 주인인 당원 여러분"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한 전 대표를 바라보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두 후보의 유불리를 섣불리 점치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주를 이룬다. 한 전 대표가 가진 득표력도 있지만, 그에 만만치 않게 그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도 많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결선 투표는 그야말로 초박빙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지 않겠느냐"면서 "한 전 대표가 김 후보를 지지했지만, 비호감도 그만큼 높다. 만약에 장 후보가 이긴다면 한 전 후보가 입는 내상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는 24 온라인 투표를 시작으로 25일 ARS 투표에 돌입했다. 당대표 선거 결과는 26일 오전에 발표될 예정이다.

오승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