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워싱턴행 전용기서 기내 기자간담회"우린 주권국…주한미군 미래형 전략화는 필요"농축산물 압박에 "합의 뒤집는 건 옳지 않아""협상 힘들지만 대비 … 국민 실망 없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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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 이륙 뒤 미국 워싱턴DC로 향하는 공군 1호기 기내에서 기자간담회를 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과 미국을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5일(한국시각) 미국의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요구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미국과의 관세 협상과 관련해 "최종적으로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결론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일본 도쿄에서 워싱턴DC로 향하는 전용기 기내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국가 공공 이익을 최우선으로 두겠다고 다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국제 통상, 외교 안보 상황이 많이 바뀌어 지금은 과할 만큼 국가 중심, 자국 중심 시점이어서 우리 국익을 지키기 위해 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명한 것은 대한민국도 주권국가이고, 주권자인 국민이 기대하는 바를 충족시키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실망하게 해 드리지는 말아야겠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다"며 "(미국 측이) 대화도 그리 무리는 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렇게 예상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 자리에서 갑자기 새로 나오는 의제는 많지 않고, 주요 의제는 사전에 실무선에서 구체적으로 협의한다"며 "짐작하는 대로 안보 문제나 국방비 문제, 관세 협상 문제 등이 얘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핵심 의제 중 하나인 대중 견제를 위한 주한미군 유연화에 대해 "(미 측에서 주한미군 등의) 유연화에 대한 요구도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로서 쉽게 동의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언급했다.
이어 "주한미군의 미래형 전략화 등의 논의는 우리로서도 필요하다"며 "(양측이 주장하는) 단어의 의미가 조금씩 다른데, 이런 부분을 조정하는 것도 협상인데 생각하는 것처럼 (분위기가) 험악하지는 않다"고 전했다.
미국이 농축산물 시장 추가 개방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전망에 대해서는 "(지난달 타결한) 협상 결과에 대해 한국에 유리하게 된 것 아니냐는 미국 측의 시각이 분명히 있다"며 "미국 부처 단위에서는 (합의 내용을) 조금 바꾸자는 요구도 생겨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우리의 기본적인 입장은 그런 문제도 포함해 당시에 논의가 됐던 것이고, 이미 큰 틀의 합의를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상황에서 저희로서도 쉽게 '바꾸자니까 바꾸겠습니다'라고 할 수 없는 노릇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한미 원자력협정 조기 개정 문제가 정상회담 의제로 다뤄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원자력은 중요 과제이긴 한데 지금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기 부적절하니 이해해 주기 바란다"고 말을 아꼈다.
협상에 능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을 어떻게 준비하느냐는 질문에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어떤 방식으로 협상하는지 '거래의 기술'에 다 써 놨더라"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한일 정상회담에서 상호 간의 신뢰와 기대를 높였다"며 "과거사 문제는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서로에 대한 배려를 키워야 한다. 지금은 작게 시작하지만 배려가 깊어지고 이해가 넓어지면 과거사 문제도 훨씬 더 전향적 조치가 가능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