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나이더 KEI소장 "韓 관련 잘못된 수치 언급해온 트럼프" 대응 조언"李, 정상회담서 트럼프의 北·무역 관련 즉흥 발언 대비해야"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EPAⓒ연합뉴스

    오는 25일(현지시간)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위비 문제 등을 다룰 때 사실과 다른 수치를 언급해도 이재명 대통령이 즉각적인 대응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미국 전문가들의 조언이 나왔다.

    한미관계 전문 싱크탱크인 한미경제연구소(KEI)에 따르면 스콧 스나이더 KEI 소장은 21일(현지시각) 이 연구소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잘못된 방위비 수치 등을 거듭 거론하더라도 "회담 이후 양측의 사람들이 정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위한 한국과의 논의 과정을 설명하면서 2만8500명 수준인 주한미군 규모를 4만명으로 언급하는 등 틀린 수치를 거론한 전력이 있다.

    스나이더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잘못된 발언을 하더라도 실시간으로 정정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그렇다고 그냥 둘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는 몇 달 전 백악관 집무실에서 매우 불편한 순간을 겪었지만, 이번 주에 다시 돌아왔고 꽤 괜찮은 순간을 가졌다"며 "중요한 것은 단지 그 순간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가 아니라, 다음 만남에서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의 경우 젤렌스키 대통령 등 유럽 정상들과 달리 통역을 거쳐 대화한다는 점에서 상황이 다르며,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운 점이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스나이더 소장은 분석했다.

    에리우스 데어 KEI 커뮤니케이션부장은 "트럼프가 무역이나 북한과 관련해 (기존 양국의) 합의에서 도출된 성과와 완전히 다르거나, 즉흥적이거나 뜬금없는 발언을 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8월25일(정상회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든,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질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엘렌 김 KEI 학술부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말한 것을 실제로 시도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지출이나 분담금 문제를 거듭 언급해왔다는 점에서 이러한 이슈를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로 삼고자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부장은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중국 문제에 관해 물어볼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며 "이 대통령은 그 가능성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번 회담의 또 다른 의제로 거론되는 '동맹 현대화' 논의와 관련해서 그는 "아직 미국의 국방 전략이 발표되지 않았다"며 구체적이지 않고 개괄적인 차원의 동맹 현대화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강화된 동맹을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거나 '강화된 동맹이 보다 복잡해지는 안보 상황을 다루는 데 매우 유용하다'는 식의 '공동 비전 성명' 형태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김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