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우크라 반격 막아" 비판…방어전략 한계 주장우크라, 對러 공격 가능성 언급…러시아에 평화협상 '압박'푸틴-젤렌스키 회담 미정…러 "모든 문제 해결시 회담 가능"
  • ▲ (좌로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각)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반격하지 못하게 했다고 맹비난했다.

    미국의 중재 노력에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평화협상에 소극적인 태도를 유지하자 협상에 더욱 적극적인 태도를 요구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SNS 트루스소셜에 "침략국을 공격하지 않고 전쟁에서 승리하는 건 불가능하진 않더라도 매우 어렵다"며 "이는 스포츠에서 환상적인 수비를 갖춘 위대한 팀이 공격적 플레이를 허용받지 못하는 것과 같다"고 적었다.

    이어 "승리 가능성은 전혀 없다"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그는 "부패하고 극도로 무능한 조 바이든은 우크라이나가 반격하지 못하게 하고 방어만 하게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어쨌든,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이 전쟁은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이 같은 주장은 바이든 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해 지원했지만, 결과적으로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승리는 쟁취하는 데에는 실패했고, 전쟁을 끝내기 위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정상회담을 조율하고 있는 자신의 노력은 부각하려는 의도의 발언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알래스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으며 18일에는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및 유럽 정상들과 회담했다.

    이들 연쇄 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양자 정상회담 조율을 시작해 양측이 종전협상을 하도록 시도하고 있다.

    미국은 아울러 유럽과 협력해 우크라이나의 안전보장 방안을 논의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이 주도하고 미국이 지원하는 우크라이나의 안보보장안에 러시아도 동의했다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을 주선해 안보보장안과 영토 획정을 논의하게 한 뒤 자신도 합류해 평화협상을 매듭짓겠다고 밝히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우크라이나 및 유럽 정상들과 회담 후 향후 1~2주 내 우크라이나전쟁을 해결할 수 있을지를 알게 될 것이라고 했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정상회담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고 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반격하지 못하게 했다고 맹비난했다. 250821 사진=트럼프 대통령 트루스소셜 갈무리. ⓒrealDonaldTrump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을 반대해왔으나, '공격 없이 승리하기는 어렵다'는 이날 발언은 지금까지의 입장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반격 가능성을 언급하며 러시아 측에 대해 평화협상에 적극 나설 것을 압박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CNN은 "크렘린궁이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간 양자회담과 관련해 임박한 것이 아니며 푸틴 대통령은 아직 동의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백악관의 계획을 공개적으로 반박한 가운데 나왔다"고 짚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크렘린이 평화협상 진전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대한 공격을 시작할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분석했다.

    앞서 바이든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우크라이나에 미국이 지원한 사거리 최대 300㎞의 전술 탄도미사일인 '에이태큼스(The Army Tactical Missile System, ATACMS)'를 러시아 본토 공격에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인 지난해 12월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그게 허용돼서는 안 됐다. 특히 내가 취임하기 몇 주 전에는 더더욱"이라며 "그들은 왜 내 생각을 묻지 않고 그렇게 했을까. 난 그(바이든 대통령)에게 하지 말라고 했을 것이다. 그건 큰 실수라고 본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푸틴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날 준비가 됐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당성 문제가 선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모스크바에서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과 회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우리 대통령은 최고위급의 고려가 요구되는 모든 문제가 잘 해결되고 전문가와 정부 장관들이 적절한 권고를 준비했다면 젤렌스키 대통령을 포함해 회담할 준비가 됐다고 거듭 말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미래 협정을 체결할 때 우크라이나 측은 이 협정에 서명할 사람의 정당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라브로프 장관의 이날 발언으로 푸틴 대통령이 2주 내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하는 데 동의했다는 전언이 나왔음에도 2주 내 양자회담 개최 가능성은 기대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성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