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강조하더니 여권, 檢 개혁만 속도전檢 개혁 '당정 일치' 거듭 밝힌 정청래·지도부주식 양도세 관련해선 온도차 … "논의 없었다"투자자들 "문자 보냈다" … 세제 개편 철회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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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민생을 강조해 온 정부·여당이 주식 양도소득세 개편안을 두고는 여전히 고심을 거듭하는 모양새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이 검찰 개혁의 방향에 대해 일치된 견해를 도출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과 민주당은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과 관련해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 이후 취재진과 만나 '전날 만찬에서 대주주 관련 논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논의) 안 했다"고 답했다.
한 정책위의장은 결론 도출이 지연될수록 주식시장 혼선이 가중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정부가 시장을 조금 지켜봤으면 좋겠다고 하는 게 있다"며 "대통령실도 정부가 저렇게 (숙고)하니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는 것"이라고 했다.
한 정책위의장의 답변은 검찰 개혁에 대해 대통령과 여당이 '추석 전 입법'에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거듭 강조했던 모습과는 온도 차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지도부는 전날 이 대통령과의 만찬에서 검찰 개혁 논의에 '일치된 입장'을 재확인했다는 취지를 여러 차례 밝혔다.
한 정책위의장은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이 대통령께서 우리 당 지도부를 초청한 자리에서 당정대는 이견 없이 흔들림 없이 검찰 개혁을 추진할 것을 분명하게 확인했다"며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 분리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은 추석 전까지 국회에서 처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도 이날 의원총회 모두발언을 통해 "(검찰 개혁에 대해) 당과 대통령실이 입장을 같이 했다는 것을 어제 확인했다"며 "대통령께서 전적으로 결단해 주신 부분에 대해 당으로서는 감사를 드렸고 이것(검찰 개혁)이 차질 없이 될 수 있도록 같이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대통령의 불가역적인 조치, 이것(검찰청 폐지·수사 기소 분리)에 대한 법적인 처리가 마무리될 때까지 앞으로 당정대는 검찰 개혁뿐 아니라 '원팀' '원 보이스'로 단합된 모습으로 국민께 질서 있고 안정적인 모습으로 비칠 수 있도록 의원님들이 협조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와 당 지도부가 유독 검찰 개혁에 대한 '원 보이스'를 강조한 배경에는 그간 개혁 속도와 추진 시점을 두고 대통령과 당 사이의 불협화음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탓으로 해석된다. 당정대의 '원팀'을 강조함으로써 논란을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정 대표는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검찰 개혁에 대한 '당정일치'를 거듭 강조한 데 비해 주식 양도세와 관련해서는 별도의 언급을 하지 않았다.
앞서 당정은 지난 10일 주식 양도세 개편 방안을 두고 논의를 거듭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민주당은 현행 50억 원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대통령실은 증시와 여론 추이 등을 살펴봐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통령실과 정부의 고심이 길어지면서 부과 기준을 10억 원으로 하향 조정하는 정부안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이 아니냐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대주주 기준 논란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을 듣고 지금 심사숙고 하고 있다"며 "여러 가지 상황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분위기다. 주식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정부와 민주당 의원들에게 항의 문자를 보냈다는 내용의 게시글이 다수 올라왔다.
이들은 "지분율 많은 사람이나 조직이 10억의 과세 기준을 맞추기 위해 매년 말마다 팔고 연초에 되사는 상황이 연출될 것은 안 봐도 뻔한 것 아니냐"면서 "이러면 가장 피해보는 사람들이 지분율도 없는 일반 개인투자자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발 우리나라에서도 일반 개인 투자자들 속에서 워런버핏과 같은 사람이 나올 수 있게끔 해 달라"고 호소했다.

손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