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후보자 딸, 자본주의 체제전환운동 활동가사위는 양심적 병역 거부하고 군복무 안 해崔 "부모와 같은 곳 바라보며 살아줘 고마워"野 "헌법적 가치를 부정하는 행위를 칭찬한 것"
  • ▲ 최교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과거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던 최교진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딸이 자본주의 체제를 변혁하는 '체제 전환 운동'을 주도했고, 사위는 양심적 병역 거부자로 군 입대를 거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 후보자는 헌법 가치를 거부하는 자녀들을 자랑스러워해왔는데, 야당에서는 그가 교육 수장으로 부적합하다면서 자진 사퇴 또는 임명 철회를 촉구했다.

    21일 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최 후보자의 딸 최모 씨는 체제전환운동정치대회 조직위원을 지냈고, 현재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로 근무하고 있다.

    체제전환운동정치대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들은 자본주의 체제를 변혁해 사회 생태적 재생산에 중심을 두는 대안 체제를 건설하자고 주장한다. 자본주의 체제의 착취와 수탈, 억압에 맞서 존엄과 평등을 위한 상호의존과 돌봄의 관계로 사회를 재조직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상 자유시장경제를 명시한 헌정 체제를 바꾸자는 논리다. 

    최 활동가는 지난해 3월 체제전환운동포럼을 홍보하는 글을 통해 자신의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자본주의는 생산의 지점에서 임금노동을 착취하는 체제일 뿐 아니라 사회적 재생산 노동과 부, 자연을 수탈해야만 착취가 가능해지는 체제"라고 했다. 

    최 활동가의 배우자인 오모 씨는 평화네트워크에서 간사로 일하던 2005년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언했다. 양심적 병역 거부는 개인의 신념에 따라 군 복무를 할 수 없어 거부하겠다는 것이다. 헌법상 국가가 부여한 의무를 저버리는 행위로, 처벌 대상이다. 그는 군 복무(2년 2개월) 대신 징역 1년 6월을 선고 받고 복역했다. 당시 오 씨는 이라크 파병과 평택 미군기지 건설 등을 반대하는 운동을 했다. 평화네트워크는 현재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등 '반미단체'로 불린다. 

    그는 기고문을 통해 "최근 북한의 핵보유가 문제되고 있지만, 사실 한국과 일본은 미국의 핵우산 아래 있고 러시아·중국·미국은 핵무장을 한 상황에서 북한의 선택은 국가적 관점에서는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최 후보자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이런 딸과 사위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수차례 최 활동가의 저서와 글을 공유했다. 최 후보자는 2015년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에 찍힌 최 활동가의 사진을 공유하면서 "엄마나 아빠가 자기 삶을 제대로 살기도 벅차 돌봐주지 못하는 데도 스스로 부모와 같은 곳을 바라보며 살아줘서 고마울 뿐"이라고 했다. 

    그의 지인들은 같은 해 온라인을 통해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해직 교사들이 모두 자녀를 통해 자신의 교육적 신념을 지킨 결과"라며 "그 아버지의 그 딸"이라고 평했다. 최 후보자는 전교조 소속 해직 교사 출신이다.

    그는 2015년 사위 오 씨가 활동하는 인권운동사랑 후원인 모집 공고를 공유하면서 "인권운동 분야에서 활동해 온 단체"라며 "여기에서 활동하는 오○○ 활동가가 꼭 제 사위라서 올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인권운동사랑방은 주한미군 철수와 차별금지법 제정 등을 주장해 온 단체다.  

    야당은 최 후보자의 교육관이 자녀들에게 투영됐다면 교육부 장관으로서 실격이라고 지적한다. 헌법 가치 자체를 부정하는 자녀들을 자랑스러워하는 교육부 장관이 어떻게 국가의 백년지대계로 불리는 아이들의 교육을 담당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은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자본주의 체제를 부정하는 체제 전환 운동과 병역 거부를 자랑스럽게 여긴다면 이는 국민 상식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의 한 재선 의원도 "최 후보자가 자신의 자녀들이 가진 신념을 어떻게 판단하고, 이러한 방향이 맞는 것인지 소상히 밝혀야 한다"며 "헌법적 가치 자체를 부정하는 모습을 칭찬하는 교육부 장관이 어떻게 교사들과 학생들, 나아가 학부모에게 교육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느냐"고 밝혔다. 

    이어 "최 후보자 관련 논란이 너무 많다"며 "자진 사퇴 또는 임명 철회로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딸과 사위와 관련한 문제에 대해 교육부 인사청문단은 "딸과 사위는 성인으로서 스스로 결정한 것"이라며 "사위의 병역 거부는 결혼 전 일이다. 특별한 입장은 없다"고 전했다. 

오승영 기자
황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