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개혁 속도 명분으로 특위 정치 몰두제1야당만 패싱? … "與 내부서도 불만 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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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이종현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특위 정치'가 여야 간 대립을 넘어 당 내부에서도 갈등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개혁을 명분으로 각종 특별위원회를 가동했지만, 최고위원회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정청래 독주'만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안팎에서는 정 대표의 강경 일변도 행보가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불안한 시선이 감지된다.
정 대표가 개혁의 속도전을 명분으로 발족시킨 특위에 측근 또는 강경파를 전면 배치시키면서 당 안팎에서는 정 대표가 '자기 정치'에 몰두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 소속 의원들은 '이게 뭔가' 하며 바라보고 있다"며 "정 대표의 행보가 자칫 최고위와 내부 불만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취임 이후 처음으로 주재한 최고위회의에서 "3대(검찰·언론·사법) 개혁과 당원 주권정당 특별위원회를 지금 즉시 가동하겠다"며 "개혁을 폭풍처럼 몰아치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곧바로 검찰개혁·언론개혁·사법개혁·당원주권정당 특위 설치를 의결하면서 민형배·최민희·백혜련 의원을 검찰·언론·사법개혁특위 위원장에 각각 임명했다. 당원주권정당특위 위원장에는 장경태 의원을 발탁했고, 정 대표가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낙점한 비명계 3선인 서삼석 의원은 호남발전특위 위원장에 임명했다.
전당대회 때 정 대표를 공개 지지한 측근이거나 강성으로 평가받는 인사들이 '정청래 표' 특위에 전진 배치된 셈인데, 이는 당내 주도권을 강화하는 첫 걸음으로 해석됐다.
정 대표가 야당과의 협치를 통한 상임위원회 운영보다 당 자체 특위 가동에 몰두한다는 비판이 일면서 국민의힘은 '독재대응 특위'를 발족시키는 등 대응에 나섰다.
문제는 정 대표의 특위 정치가 야당과의 갈등을 넘어 자칫 내부 균열로도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당 안팎에서 제기된다는 것이다. 특히 정 대표의 행보가 최고위원회 수장으로서 최고위원들과 조화를 이룬 이재명 대표 체제와는 달라 보인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개혁을 명분으로 제시했지만, 중요한 정책·현안 논의가 최고위 대신 대표 영향권 하의 특위에서 주로 다뤄지면 그만큼 최고위의 영향력이 줄어들 수 있다. 이 때문에 정 대표의 특위 정치가 제1야당만 패싱하는 것이 아니라 당내 의사 결정에도 영향을 미치며 내부 갈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최고위원들의 표정이 그리 밝아보이지는 않다"며 "정 대표의 플레이만 두드러지고 최고위원들의 견제 역할이 눈에 띄지 않게 되면 불만이 쌓이지 않을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뉴데일리는 민주당 최고위원들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손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