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입지와 직결되는 당 지도부 선출에 촉각'공식 지지 속출' 與 대표 선거 분위기와 상이'초강경 반탄' 장동혁, 野 강성 당원 호응 커'통합 방점' 김문수, 현실적 카드로 부각
  • ▲ 김문수, 장동혁, 안철수, 조경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3일 오후 대전 서구 배재대학교에서 열린 국민의힘 충청·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전당대회를 이틀 앞둔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찬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 후보들의 단일화가 무산되면서 반탄 후보들의 우세가 점쳐지면서 국힘 소속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에 따라 판세 분석에 분주한 모습이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현역 의원 상당수는 전당대회에서 지지 후보를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으며 물밑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주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에서 소속 의원들이 자신의 지지 후보를 찾아 적극적으로 선거 캠페인에 나섰던 것과 대조되는 장면이다. 

    공개적인 행보는 보이지 않고 있지만, 비공식적으로 국민의힘 의원들의 눈치 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 

    윤석열 정부에서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됐던 한 야당 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에 "지난 대선에서 김문수 후보가 단일화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에 불편해 하는 분들도 꽤 있는 것 같다"며 "당시 부딪쳤던 분들은 장동혁 후보에게 마음이 좀 가 있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실제로 김 후보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친윤 당권파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단일화를 두고 감정 싸움을 이어갔다. 대선 후보 교체를 노리던 당권파와 이를 사수하려던 김 후보의 분쟁은 법원까지 갔다. 결국 전당원투표에서 한 전 총리로 후보 교체에 반대하는 비율이 높게 나오면서 결국 김 후보가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됐다. 

    당내 아귀다툼 후 불과 두 달 만에 치러지는 당대표 선거에서 감정적 봉합이 쉽지 않은 모양새다. 반면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면서도 당권파와 거리 두기를 한 인사들은 김 후보의 방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모습이다. 

    탄핵 반대 후보로 김 후보와 장동혁 후보가 부각되고 있지만, 둘의 입장도 미묘하게 다르다. 찬탄파를 당에서 내보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장 후보는 '초강경'으로 평가받는다. 당원들의 호응도 높다. 장 후보의 모습이 가려운 부위를 긁어줬다는 호평도 있다. 

    이와 반대로 장 후보의 모습을 오히려 부담스러워하는 모습도 있다. 당원을 거론하며 찬탄파를 몰아붙이는 모습이 '이재명을 벤치마킹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장 후보가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를 거머쥐면 아마 '이재명 케이스'를 그대로 답습할 가능성이 높다"며 "당원주권을 강조하며 당을 장악하고 이후 외연을 넓힌 이재명 대통령의 흐름을 장 후보가 가져갈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강경보다는 통합에 방점을 찍고 있는 김 후보에게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는 의원들도 있다. 107석에 불과한 국민의힘이 여기서 더 쪼개지면 '개헌 저지선'도 지켜내기 힘들다는 것이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 찬탄 인사들과 결합을 이뤄내지 못하면 결국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만 웃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야당의 한 의원은 "당에서 누굴 나가라 나가라 하는 것은 지금 107석 야당이 현실적으로 가질 수 있는 카드가 아니지 않느냐"면서 "개헌 저지선이 무너지면 이 대통령과 민주당은 나라를 정말 사회주의 국가로 만들 수 있다. 위기 중의 위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찬탄 후보로 분류되는 안철수 후보와 조경태 후보는 막판 모멘텀을 잃었다는 분석도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과 보수층은 모두 반탄 후보들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당원 투표가 80%, 여론조사가 20% 반영되는 선거에서 찬탄 후보들의 마지막 희망이던 단일화 불발은 뼈아프다. 

    한동훈 전 대표마저 나서 두 사람의 단일화를 촉구했지만, 안 후보는 결선투표가 있는 선거에서 단일화는 무의미하다고 반박했다. 

    단일화를 거부한 안 후보는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막중한 사명이 있다"며 "그러려면 계엄과 탄핵 문제에서 흠결이 없어야 민주당에게 내란 정당이라는 공격을 당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당 지도부를 뽑는 선거는 20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된다. 오는 22일 전당대회에서 결과가 발표되고, 여기에서 과반을 득표하는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1위와 2위 후보가 다시 결선 투표를 치른다. 결선 투표는 오는 24~25일 진행되고, 최종 결과는 26일에 발표된다. 


오승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