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3.5% 급락…4개월 내 최대 낙폭팔란티어 9.3% 폭락…AI 관련주, 반도체주도 동반 하락알트만 "AI 관련 주식, 버블" 지적…"연준 맞춰 숨 고르기"22일 파월 잭슨홀 연설…금리정책 불확실성 변곡점 가능성
  • ▲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미국 주요 기술기업 주가가 경제 정책 심포지엄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19일(현지시각) 동반 하락 마감했다. 금리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대두되면서다.

    AP·로이터통신,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시가총액 1위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3.5% 하락한 175.6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1일 173.72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낙폭은 4개월 만에 가장 크다.

    최근 오픈AI의 샘 알트만 CEO가 "AI 관련 주식이 버블 상태"라고 언급한 것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요인으로 작용했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플랫폼은 2.07% 내렸고, 시총 2위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 테슬라는 각각 1.42%, 1.50%, 1.75% 떨어졌다. 애플과 구글 주가도 각각 0.14%와 0.88% 약세로 마감했다.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AI 기반 소프트웨어기업 팔란티어 주가는 9.35% 급락하며 S&P500 종목 중 최악의 성과를 기록했다.

    반도체주도 대부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전날 일본 투자기업 소프트뱅크그룹이 20억달러(약 2조8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한 인텔이 약 7% 상승한 것을 제외하면 미국 반도체기업 브로드컴과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체 대만 TSMC 주가는 각각 3.55%와 3.61% 하락했다. AMD는 5.44%, 퀄컴 주가는 1.67% 각각 내렸다.

    이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날보다 314.82P(1.46%) 내린 2만1314.95에 마감했다. 0.59% 떨어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보다 낙폭이 컸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02% 올랐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수석전략가 스티브 소스닉은 "일부 투자자들이 기술주에서 수익을 실현하고 다른 섹터로 자금을 이동시키고 있다"며 "이러한 움직임은 주요 지수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링컨파이낸셜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제이슨 브론체티는 "AI 테마가 완전히 꺾인 것은 아니지만, 숨 고르기에 들어갔을 수 있다"며 "나스닥이 4월 이후 40% 이상 급등한 만큼 최근 경제 데이터와 예상되는 연준 정책에 맞춰 시장이 재조정되는 것은 역사적으로 정상적인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기술주의 동반 하락은 21일부터 와이오밍주에서 열리는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나왔다.

    시장은 특히 22일 예정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의 연설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은 그동안 연준이 내달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오히려 금리인하 자체보다는 인하폭에 더욱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14일 발표된 미국의 7월 생산자물가지수가 전문가 예상치를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나면서 금리인하 기대감이 후퇴하고 있다.

    이에 잭슨홀 미팅에 대한 경계심을 보이고 있다.

    해리스 파이낸셜그룹의 제임스 콕스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에 "투자자들이 파월 의장이 시장 예상보다 더 매파적일 수 있다는 우려 속에 포지션을 조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AP는 "전문가들은 파월 의장이 시장이 기대하는 만큼 금리인하 의지를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며 "그는 경제 정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신중한 입장을 취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9월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0.25%P 인하 가능성을 85%로 반영하고 있다.
성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