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비율 우려 있지만 경제 회복 땐 갚을 수 있는 빚""부동산 공급방안 조속 발표, 석유화학 구조개편 병행"
  • ▲ 강훈식 비서실장이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정 비전과 주요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 발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19일 이재명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와 관련해 경기를 살리려면 재정 지출이 불가피하다며 국채 발행 가능성을 사실상 인정했다.

    강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기자간담회에서 "재정만으로 경기를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재정을 빼고 경기를 살릴 수 있는 형편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2차 추경에 대해서는 전혀 얘기한 바 없다. 그러면 재정 지출을 통해서 경기를 살려야 될 텐데 재정 지출을 위한 국채 발행은 사실 정해져 있는 답이다. 그렇지 않으면 무슨 돈으로 추가적인 재정 지출을 하겠나"라고 반문했다.

    다만 "(국가) 채무 비율과 관련된 문제인 만큼 매우 조심스럽다. 지금 빚을 내면 나중에는 채무 비율이 확 늘어나기 때문"이라며 "빚을 내지 않고 할 수 있다면 저희도 택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채무 증가 우려에 대해서도 "재정 지출 규모가 크면 빚내서 경제를 살린다고 비판받지만, 지금은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몇 년 뒤 채무가 늘어난다고 비판하지만 경제가 좋아지면 쉽게 갚아지는 빚이기도 하다. 이런 측면까지 종합적으로 봐 달라"고 당부했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강 실장은 "6·27 대출 규제 이후 변동률과 거래량이 감소하긴 했지만, 다시 상승 기미도 보이는 게 사실"이라며 "부동산은 너무 과열돼도 지나치게 냉각돼도 경제에 부담이 되므로 선행 매도를 잘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도 여러 처방이 준비돼 있다. 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중"이라며 "부동산 시장이 안정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조속히 공급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오는 20일 발표할 예정인 석유화학산업 구조 개편안과 관련해서는 "석유화학 기업들 스스로가 '치킨게임'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물량을 줄여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너 먼저 죽어라' 하고 버티고 있다"며 "그렇게 가면 석유업계 자체가 다 죽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도 그렇고 정부도 그 상황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앞다퉈 자구노력을 주문했고, (기업들도) 동의한 것으로 안다"며 "그것의 결과를 보고 조정해 나가는 마무리는 같이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실장은 최근 정쟁 거리가 된 대주주 양도세 부과 기준과 관련해서는 "(대주주 기준에 대한 세제 개편안에서) 조정의 여지가 있는 것처럼 말하면 시장이 흔들린다"며 "정부가 발표하고 머지 않아 당이 이건 아닌 것 같다고 말한 상황 아닌가. 대통령실은 이 논의 과정을 좀 더 지켜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강 실장은 또 "이럴 때 당의 편도, 정부의 편도 아닌 무엇보다 국민의 편을 들어야 하는 게 대통령실의 입장이라고 생각한다"며 "일단은 정부와 당의 논의를 지켜보고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시간을 가지고 판단하는 게 맞겠다고 인식한다"고 언급했다.

    강 실장은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에 관해 "노조법 개정까지는 아직 가보지 못했지만 가야 할 길이라고 인식한다. 산업 현장의 대화를 촉진하고 격차를 해소한다는 법의 취지가 현실에 반영되도록 책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오늘 재계 간담회에서도 (어려운 부분에 대한) 말씀이 있었는데, 피하거나 늦춰야 답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절차대로 밟아서 가야 한다고 인식한다. 오히려 기업들도 이런 부분에 대해 조금씩 받아들이는 부분도 생기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조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