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한일 정상외교 앞두고 외교 라인업 정비文 정부 외교부 장관 강경화, 첫 여성 주미대사이혁, 주일본 공사·아태국장 거친 일본통 외교관노규덕, 안보리 의장국 앞두고 주유엔대사 내정
  • ▲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이 2023년 9월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평화의 힘 평화의 길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한미·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주미 대사에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주일 대사에 이혁 전 주 베트남 대사가 내정됐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강 전 장관과 이 전 대사의 주미·주일 대사 임명에 대한 아그레망(외교 사절에 대한 주재국의 동의) 절차에 착수한다. 이들은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아그레망을 받으면 이재명 대통령의 신임장을 받은 뒤 파견국 정상의 신임장 제정 절차를 거쳐 대사로 부임한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1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주변 4강 대사 중 아그레망 절차가 진행 중인 곳이 있느냐'는 질문에 "일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주미·주일 대사가 없이 한미·한일 정상회담을 원활하게 준비할 수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도 "잘 준비하고 있다. 조금만 기다려주면 제가 드린 말씀의 의미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대사 임명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강 전 장관은 주유엔 대표부 공사, 유엔 사무총장 정책특별보좌관 등 국제 무대에서 활동하다 문재인 정부 초대 외교부 장관을 지냈다. 현재는 미국과 아시아의 교류·협력을 증진하기 위한 싱크탱크인 아시아소사이어티 회장을 맡고 있다. 이번에 정식으로 임명되면 한국 최초 여성 외교부 장관에 이어 첫 여성 주미 대사가 된다.

    이 전 대사는 외무고시 13회 출신으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동기다. 주일본 공사,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 주필리핀·주베트남 대사 등을 역임한 '아시아통' 외교관이다. 최근까지 한일미래포럼 대표로 활동하며 일본 정·관계와 교류를 이어왔고, 지난달 도쿄포럼에서는 '셔틀외교 2.0'을 제안해 주목받았다. 지난 대선 기간에는 위 실장이 발족한 재외공관장 출신 모임 '실용국민외교지원단'에서 이재명 정부의 대일 외교 전략의 밑그림을 그렸다.

    주유엔 대사에는 노규덕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내정됐다. 한국은 현재 2년 임기의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활동 중이며, 다음 달에는 안보리 의장국을 맡을 예정이다.

    노 전 본부장은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대변인·주나이지리아 대사·청와대 평화기획비서관 등을 거쳐 북핵 협상과 외교 현안 전반을 다뤘고, 문재인 정부에서 평화기획비서관과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지냈다. 최근에는 더불어민주당 선대위에서 외교 관련 역할을 맡았다.

    현재 주미·주일 공관은 전임 대사들이 귀국한 뒤 대사대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 6월 말 특임공관장 일괄 이임 지시로 미국·중국·일본·러시아·유엔 등 이른바 '5강 대사' 자리가 모두 비어 있는 상황에서 한미·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주미와 주일 대사는 이르면 다음 달 공식 부임할 것으로 보인다.
조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