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유럽 정상들과 '이례적' 다자 회담…"현재 기준 영토교환 논의""푸틴, 우크라 안전보장 수용 의사…유럽이 1차 방어선, 우리도 관여할 것"
  • ▲ 우크라이나 종전' 논의 다자 회담서 발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 250818 EPA=연합뉴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평화협정을 위해 현재 전선을 기준으로 한 영토교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토교환과 우크라이나 안전보장을 조건으로 한 평화협정을 맺기 위해 길어야 2주일 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포함한 3자 회동을 통해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비롯한 유럽 정상들과 가진 '이례적인' 다자 회담의 모두발언에서 이같이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푸틴 대통령과의 알래스카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안전보장을 수용했다"며 "매우 주목할 만한 진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린 집단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미래의 어떠한 공격도 억제할 수 있는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고 낙관한다"면서도 "사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과장된 평가"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집단적인 안전보장'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규약 제5조와 유사한 집단방위체제, 즉 한 회원국이 공격받으면 다른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함께 대응조치에 나서는 것을 의미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위해 "유럽 국가들이 많은 부담을 져야 한다"며 "우리도 도울 것이고, 이를 확실하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집단방위체제를 구축할 때 유럽이 병력·비용의 상당 부분을 책임져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양자 회동에서도 "그들(유럽)이 그곳에 있기 때문에 제1의 방어선"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현재의 전선을 고려해 가능한 영토교환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슬픈 일이지만, 그 전선은 매우 분명하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의 전선을 동결하면서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가져가면서도 북부 일부 지역을 우크라이나에 돌려주겠다는 푸틴 대통령의 영토교환 요구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어서 주목된다.
    ▲ (좌로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모든 것의 끝(안전보장과 영토교환 협상)에 평화협정이 달성될 것으로 믿으며 가까운 미래에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자신과 젤렌스키·푸틴 대통령의 3자 회담을 "가능한 한 빨리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도 해법을 찾고 싶어 한다. 머지않은 시기, 1주일 또는 2주일 내 이 문제를 풀 수 있을지 또는 이 끔찍한 싸움이 계속될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이것은 시기의 문제이지, 만약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궁극적으로 이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국민이 할 수 있는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안보보장과 관련해 미국이 강력한 신호를 보내고 준비돼 있다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전쟁포로·납치아동 송환도 매우 중요한 문제로, 관련한 서한을 푸틴 대통령에게 보낸 멜라니아 트럼프 영부인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러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들을 3자 회담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을 종합하면 유럽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및 군사력 강화를 지원하고, 미국이 패트리엇과 같은 방공무기를 포함한 양질의 무기 판매를 확대하는 방향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지속적인 평화 유지방안이 어떤 내용인지는 추후 공개되는 내용을 봐야 살펴봐야 한다.

    또한 유럽 평화유지군 파병을 주도하고 있는 프랑스, 영국 등이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안보 보장안에 찬성할지도 지켜봐야 한다.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3자 회담의 의견이 매우 중요하고, 후속 조치로 4자 회담이 필요하다"며 "왜냐하면 안보보장을 논의할 때는 유럽 대륙의 전체 안보를 논의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미국이) 안보보장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말한 것은 큰 진전"이라면서 "이는 진정한 돌파구이며 모든 차이를 만든다"라고 말했다.
성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