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 나선 정기열, 조선중앙통신서 보도되기도北, '백두산 절세 위인 적극 선전' 박사 수여"소련은 北 민주 국가로 도와, 美는 南 점령"민주당 국회의원들 참석해 축사하기도"좋은 의견 실질적 정책으로 이어지길 기원"
  • ▲ '전후 80년, 세계 그리고 한국' 심포지엄이 1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김영호, 이용선, 민병덕, 박희승, 부승찬, 이재강, 진보당 윤종오, 정혜경 의원 주최로 열리고 있다.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에서 북한 선전 공신으로 인정받은 인사들과 북한을 찬양하는 인사들이 강연에 나서는 세미나를 개최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행사를 주최하고 축사를 했는데, 야당은 집권 여당이 반미 종북 인사들의 확성기 노릇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과 진보당은 지난 14일 오후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후 80년, 세계 그리고 한국'이라는 주제로 국제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인영·김영호·이용선·민병덕·박희승·부승찬·이재강 민주당 의원과 윤종오·정혜경 진보당 의원, 민주당 당대표 출신인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주최했다. 

    국회 교육위원장인 김영호 민주당 의원이 축사에 나섰다. 그는 "80년의 역사를 돌아보며 긴 안목과 치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오늘 심포지엄을 통해 그 시작이 될 것"이라며 "좋은 의견과 제안이 실질적 정책과 국제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대한다. 저도 오늘 결과를 주목하며 함께 응원하며 지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 이외에도 박희승·부승찬 민주당 의원과 정혜경 진보당 의원, 송 대표도 축사를 진행했다. 박 의원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향한 구체적 해법을 모색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 세미나의 강연자로 나선 인사들의 면면이 북한 찬양을 하던 '종북 인사'로 평가받는다는 점이다. 미국의 북한 인권운동가인 로렌스 팩 박사는 "한국 국회의사당에서 북한을 찬양하고 대한민국 건국을 부정하는 연설이 있었다"며 "참석자들 중 북한의 김일정과 김정일을 칭찬했던 공산주의자들도 있다"고 했다. 

    정기열 재일 조선대 교수는 '80년 전 8·15 해방에 대한 21세기 다극시대 재해석'이라는 주제로 온라인 강연에 나섰다. 재일 조선대는 국가보안법상 이적 단체로 규정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이 운영하는 학교다.

    정 교수는 종북 성향 재미교포로 불리며 2014년 북한으로부터 박사 학위를 받았다.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그가 "해외에서 백두산 절세 위인들의 위대성을 선전하는데 적극 나섰다"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사회정치학 박사 학위를 수여한다"고 밝혔다. 그는 천안함 폭침 당시 북한의 소행이라는 증거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 교수는 세미나에서도 종북 정서를 여과없이 드러냈다. 정 교수는 "8월 15일 광복으로 북한은 항일 세력과 소련군 지원 아래 매우 기쁜 국가적 해방을 경험했다"면서 "소련군은 1948년 말까지 한국이 민주적이고 독립적인 국가를 선설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했다. 

    이어 "반면 남한에서는 미국이 점령군으로 도착했고, 80년 동안 남한에 수만 명의 병력을 주둔시켰다"면서 "북한에서는 해방 투사들이 국가 지도자가 됐고, 남한에서는 미군정이 친일파를 정권에 앉히고 독립운동가와 해방 투사를 표적으로 삼았다. 해방이 아니라 새로운 주인에 의한 포로 상태, 식민지 노예 상태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 '전후 80년, 세계 그리고 한국' 심포지엄 포스터. ⓒ국회 제공

    정 교수 뿐만 아니라 라디카 드사이 캐나다 마니토바대학교 국제정치경제학 교수가 '전후체제와 동결된 전쟁'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라디카 교수는 '한국의 사회주의 교육'이라는 책의 저자로 "김일성은 지식인이 국민들을 이해하고 국민 스스로 지식인이 되도록 했다"면서 "김일성 주체사상과 교육의 진정한 의미는 정치와 역사와 창조에 대한 이해"라고 극찬했다. 

    라디카 교수는 강연에서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은 세계를 선도하는 공산국가. 중국의 경제적 중력이 전 세계 대부분을 끌어들이고 있다"라며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은 경제적 매력은 떨어지고 허영심에 찬 군사적 침략만 가득한, 흉악하고 인색하고 징벌적인 모습을 전 세계에 보여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강연을 "한반도를 포함한 전 세계에서 공산주의 회복력과 자본주의의 예상치 못한 취약성을 설명하는 것"이라고 했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과 80주년'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 브라이언 베커는 지난 7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피플스 서밋 포 코리아(People’s Summit for Korea)에서 북한 김일성을 극찬했던 인사다.

    베커는 당시 "쿠바와 북한은 1945년부터 전 세계를 휩쓴 혁명 물결의 일부"라며 "우리만의 심오한 사회 변혁을 통해 반혁명 시대의 종식을 앞당기길 기원한다"고 했다. 그는 미국 내 공산주의 운동정당인 '사회주의 해방당'의 중앙 책임자다. 

    그는 강연자로 나서 "미군이 한국에서 철수하고 미국 정부가 북한과 평화 조약을 체결하고 미국이 한국 전쟁을 종식시키도록 요구하는 반전 운동을 미국 내부에서도 구축해야 한다"면서 "미국이 북한에 대한 악마화 하고 있다. 외세의 점령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는 민주당이 집권하자마자 대한민국의 헌법 가치 자체를 뒤바꾸려 한다고 지적한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정권을 교체하고 두 달 만에 민주당이 반미·종북 본색을 드러내 보인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입법기관인 국회에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세미나를 여는 것 자체가 이미 민주당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여과없이 보인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오승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