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생각 가진 이들과 함께 갈 수 없다""조경태와 단일화? 결선 투표로 이뤄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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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3일 오후 대전 서구 배재대학교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충남권-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대전=서성진 기자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직을 자진해서 사퇴하고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15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극단 세력과의 절연'을 혁신 1순위로 내세웠다. 개헌 저지선 방어와 정권 탈환을 위해서는 법치주의와 헌법정신에 어긋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옹호 세력과 결별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안 후보는 "극단 세력과 결별하지 않으면 이재명 민주당의 정당 해산 음모에 당당히 맞설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 참패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한국사 강사 출신 보수 유튜버 전한길 씨를 겨냥해 "선동으로 당원을 우롱하는 진짜 배신자를 출당 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헌법재판소가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위헌으로 판단한 만큼 계엄을 옹호하는 세력도 털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당 안팎에서 계엄을 옹호하는 이들이 '내부 총질'로 당을 계엄의 늪으로 끌어내린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극단적인 생각을 가진 이들과 함께 갈 수 없다"며 "그 외 꾸준히 대화와 설득을 통해 혁신하고 강한 야당이 되도록 만들 것"이라고 고강도 혁신 의지를 드러냈다.
안 후보는 같은 찬탄(탄핵 찬성)파 조경태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이번 전당대회 당대표·최고위원 출마자 대부분이 계엄 옹호 세력이라는 이유에서다.
안 후보는 "한 명이라도 더 많이 혁신을 이야기해야 하는데 인위적인 단일화를 한다면 혁신의 파이는 오히려 작아진다"며 "결선 투표제에 따라 자연스러운 단일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지방선거 승리 방안으로는 '참신한 인재 영입'을 제시하면서 당 혁신은 '지방선거 승리'와 '통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안 후보는 "청년 공천 비율을 과감히 높이고, 당직자·보좌진에게도 정치 기회를 줄 것"이라며 "각 지역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인재를 찾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 ▲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7월 28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혁신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안 의원은 국민의힘 5대 과제를 발표했다. ⓒ이종현 기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혁신위원장직을 고사하고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어떤 결단이었나.
"계엄과 탄핵을 거쳐 대선을 패배해 정권을 이재명 민주당에 헌납했는데, 당내 과거의 잘못에 대해 반성이나 혁신 의지가 전혀 없었다. 그러는 사이 당 지지율은 역대 최저인 16%까지 떨어졌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계엄과 절연하지 않고 이대로 가면 국민의힘은 3년 뒤 자연스럽게 개헌 저지선인 100석조차 지키지 못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들었다. 무엇보다 대한민국의 정통 보수 정당인 국민의힘이 그렇게 무너지는 걸 두 손 놓고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탄핵에 반대했던 이들과 어떻게 갈등을 조정해 나갈 계획인가.
"헌법재판소 판결 전까지는 다양한 생각이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법치주의를 존중하는 보수 정당이라면 더욱 계엄이 잘못됐다는 헌재 판결을 존중해야 한다. 헌재 판결 이후에도 계엄을 옹호한다는 것은 반(反)법치주의다. 그러한 극단적인 생각을 가진 이들과는 함께할 수 없다. 하지만 그 외 꾸준히 대화와 설득을 통해 혁신하고 강한 야당이 되도록 만들 것이다."
▲안 후보의 행보를 두고 진영 내에서는 '내부 총질'이라는 비판도 있다.
"내부 총질은 윤석열 정부에서 당내 건전한 토론조차 막아버린 아주 잘못된 용어다. 오히려 과거 자신들의 기득권을 연명하기 위해 계엄 옹호론자, 윤 어게인, 극단 세력과 손잡고 민주당이 파 놓은 계엄의 늪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감으로써 이 당의 미래를 없애려는 자들이야말로 진짜 내부 총질이다."
▲'윤 어게인' 세력으로 불리는 전한길 씨에게 합당한 조치는 무엇인가.
"우리가 보수 정당의 핵심 가치인 법치주의와 헌법정신을 무시하는 계엄 옹호 세력, 극단 세력과 결별하지 않으면 이재명 민주당의 정당 해산 음모에 당당히 맞설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극단 세력 때문에 합리적인 보수 당원들이 다 떨어져 나간다. 이래서는 내년 지방선거 참패는 물론, 3년 뒤 개헌 저지선이 무너질 것이고, 정권 탈환도 불가능해진다. 선동으로 당원을 우롱하는 진짜 배신자를 출당 조치해야 한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야당 해산을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당시 여당임에도 계엄 해제에 앞장섰다. 국민의힘 해산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정청래 대표도 알 것이다. 그럼에도 계속 야당 해산을 주장하는 것은 정치적 선동에 불과하다. 특히 불법 비상계엄에 반대했고, 탄핵에는 찬성하는 등 철저히 국민적 상식에 부합하는 행동을 했던 제가 당대표가 된다면 더는 '내란 정당, 정당 해산'이란 이야기는 못 할 것이다."-
- ▲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7월 21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친길(친전한길) 당대표를 막아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당대표가 된다면 개헌 논의는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 생각인가.
"대통령 선거 결선 투표제 도입이 최우선 과제다. 50% 이상 득표자가 없는 상태에서 대통령이 결정되는 지금의 방식은 국민 대표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 과반의 지지를 받지 못한 대통령이 국정을 운영하면 국민의 분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의석으로 여당을 이기기 힘들다. 어떤 대여 투쟁을 구상하나.
"지금 소수 야당이 할 수 있는 일은 민심에 호소하는 것뿐이다. 국회 의석으로 막을 수 없고, 대통령 거부권도 없다. 갑질 장관 후보자와 차명계좌 주식거래 의원을 물러나게 한 것은 국민의 분노였다. 우리가 민심을 얻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변하고 혁신해야 한다. 지지율 16%의 의미는 우리가 무슨 말을 해도 국민이 관심조차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메신저로서의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 계엄과 탄핵, 특검으로부터 자유로운 저 안철수가 당대표가 되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국민에게 '국민의힘이 바뀌겠구나'라고 각인될 것이다."
▲같은 찬탄 후보인 조경태와 다른 안 후보의 장점이 궁금하다.
"이번 전당대회의 메인 테마가 '혁신 전당대회'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번 전당대회 출마자 면면을 보면 윤 어게인·계엄 옹호·친길(친전한길) 인사들이 다수다. 한 명이라도 더 많이 혁신을 이야기해야 하는데 인위적인 단일화를 한다면 혁신의 파이는 오히려 작아진다. 결선 투표제에 따라 자연스러운 단일화가 이뤄질 것이다."
▲다가오는 지방 선거에서 어떤 방식의 통합과 공천을 이뤄낼 것인가.
"이번 당대표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가 내년 지방선거 승리다. 그런 의미에서 계엄과 탄핵으로부터 자유로운 제가 당의 얼굴이 되는 것부터 국민에게 우리 당이 변했음을 체감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참신한 인재 영입이 중요하다. 국민의힘은 본래 '영남 정통 보수'와 '수도권 중심의 시장 보수'가 양축을 이루며 국가 발전에 기여했다.
그런데 지금은 수도권 시장 보수 축이 무너졌다. 시장경제를 아는 기업가 출신 인사들을 영입해 그 축을 복원하겠다. 청년 공천 비율을 과감히 높이고 당직자·보좌진에게도 정치 기회를 줄 것이다. 아울러 이기는 공천을 할 것이다. 각 지역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인재를 찾는 데 집중하겠다.
지자체장은 당원 투표 100%를 도입해 당원들의 손으로 직접 후보를 선택하게 하겠다. 우리 당이 혁신해 국민의 지지를 받고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승리해 나간다면 통합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다."

황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