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페이스북에 "위안부 할머니 명예 회복"게시글에는 "윤미향 사면해놓고?" 비판 댓글野 "위안부 언급할 자격 없다 … 기괴하다"
-
-
- ▲ 이재명 대통령(오른쪽)과 윤미향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뉴시스·뉴데일리DB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광복절을 하루 앞두고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맞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명예와 존엄"을 강조하며 위로의 말을 전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여론의 시선은 싸늘하다.
야권에서도 "위안부 할머니의 기부금 횡령으로 유죄를 선고받은 윤미향 전 민주당 의원에 대해 사면·복권을 결정해 놓고 위안부 피해자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기괴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지혜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피해자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며 "피해 할머니들께서는 긴 시간 동안 용기와 집념으로 당당히 맞서 오셨지만 여전히 진정한 반성과 사죄는 받지 못하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일본 정부가 진심으로 사죄하는 모습을 보는 게 마지막 소원'이라는 김순덕 할머니의 말씀을 잊지 않겠다"며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증언이 헛되지 않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의 이수진 위원장도 이날 성명을 내고 "피해자 명예 회복과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용기와 연대로 되찾은 빛이 꺼지지 않도록' 제하의 글을 올리고 "위안부 피해자분들의 명예와 존엄이 온전히 회복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권이 상식이 되고 평화가 일상이 되는 나라, 정의가 살아 숨 쉬는 세상을 반드시 만들겠다 약속드린다"며 "진실과 용기의 등불이 돼주신 할머님들께 고개 숙여 경의를 표한다. 아울러 우리 곁에 계신 이용수 할머니, 박필근 할머니, 강일출 할머니, 김경애 할머니를 포함한 여섯 분 모두에게 건강과 평안이 함께하길 기원한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과 이 대통령의 '위안부 할머니 명예 회복' 언급에 여론은 냉담하기만 하다.
이 대통령의 해당 페이스북 게시글에는 "아, 그래서 윤미향 사면했구나" "윤미향 사면해 놓고 티배깅(상대방 도발·조롱하는 행위를 일컫는 온라인 게임상 용어)하는 꼴 보라" 등의 비판 댓글이 잇따라 달렸다.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위안부 할머니 기부금 횡령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윤 전 의원에 대해 '광복절 특별사면'을 결정했다.
윤 전 의원은 2020년 5월 자신이 운영하던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후원금을 횡령한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에 휩싸였다. 위안부 할머니들을 돕겠다는 명분으로 받은 후원금을 가로챘다는 의혹에 여론은 공분에 휩싸이며 사회적 파장이 커졌다.
검찰은 윤 전 의원을 위안부 피해자 후원금 횡령과 사기 등 혐의로 기소했지만, 대법원 확정판결까지는 4년 2개월의 기간이 걸렸다. 윤 전 의원은 지난해 11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는 피선거권 박탈형에 해당했지만, 판결이 오랜 기간 지연되면서 윤 전 의원은 의원직 임기를 모두 마칠 수 있었다.
윤 전 의원은 또한 반성하는 모습 대신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윤 전 의원은 자신이 광복절 특사 명단에 포함된 것이 알려지면서 지탄을 받게 되자 지난 8일 페이스북에 "오늘도 저것들은 나를 물어뜯고 있다"며 "저 욕하는 것들이 불쌍하다"고 했다.-
- ▲ ⓒ윤미향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윤 전 의원은 이날도 페이스북에 자신을 사면·복권해 준 이 대통령의 페이스북 글을 공유하며 "정말 매일매일 '와' '와' 탄성을 내는 일이 이재명 정부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원포인트' 임시 국무회의를 통해 윤 전 의원의 사면·복권을 결정한 지난 11일 이용수 할머니의 수양딸 A 씨는 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런 이야기를 전달하는 자체가 기분 좋은 일이 아니다"라며 "제가 어머님께 이야기를 못 드리겠다. 어르신이 살아 계실 때 이제는 좀 편안하게 계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단독] 이용수 할머니 딸 "윤미향 사면? 기력 쇠한 어머니께 차마 말씀 못 드려 … 건강 악영향 걱정")
국민의힘에서는 "민주당과 이 대통령은 더이상 위안부 할머니들을 입에 올릴 자격이 없다"는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우리 민족 해방의 날에 다른 범죄도 아닌 위안부 할머니들을 착복한 사람을 해방시킨 날로 만들어 놓고 일본에 대해 무슨 할 말이 있어 또 한일 관계를 갈등적으로 끌고 가려 하나"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민주당과 이 대통령이 위안부 할머니들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기괴해 보인다"고 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광복절 80주년은 온 국민이 기념해야 할 날이지만 이재명 정권은 입시 비리 범죄단 조국·정경심·최강욱을 풀어주고 무엇보다 위안부 피해자 후원금을 횡령하고도 사과와 (횡령금) 반환조차 하지 않은 윤미향을 사면했다"며 "조국·윤미향 같은 범죄자들을 사면해 순국선열의 정신을 짓밟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광복절에 이런 자들을 풀어주는 것이 말이 되나"라며 "순국선열들이 지하에 대성통곡할 일"이라고 했다.

손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