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CPI 전월比 0.2%…집값 둔화가 이끈 물가 안정 시그널관세 영향 품목은 지속적 가격 상승…'상반된 물가 압력'9월 금리인하 확률 전망 85.9→94.4%연준 일각 "관세發 인플레 위험, 신중 접근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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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출처=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미국의 9월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하기 전 공개된 마지막 인플레이션 지표가 전반적인 안정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시장은 9월 금리 인하 전망을 94%대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세부 발표 내용을 들여다보면 '엇갈린 신호'가 확인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금리 인하를 강하게 원하지만, 역설적으로 그의 공격적인 관세 정책이 인하 속도를 제약할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12일(현지시각)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7월 전품목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2% 올랐다. 6월(0.3%)에 비해 상승폭이 0.1%P 줄었고,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2.7% 올라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물가가 과도하게 오르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 ▲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추이. 출처=AXIOS 홈페이지 갈무리ⓒAXIOS
다만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0.3% 올라, 6월(0.2%)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3.1% 상승해 6월(2.9%)보다 상승률이 뚜렷했다.
전체적으로는 안정세지만, 구성 항목별 흐름은 엇갈린다. CPI의 약 35%를 차지하는 주거비(쉘터)는 전월 대비 0.2% 오르는 데 그쳐 상승세가 둔화했다.
반면 관세가 부과되는 가구·의류·장난감 등 일부 품목은 여전히 가격이 오르며 물가 상방 앏력을 키웠다.
골드만삭스는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 효과가 10월까지 소비자 전반에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엘리스 오젠보 JP모건 웰스 매니지먼트 애널리스트는 "쉘터 물가 둔화는 하반기 물가 안정에 긍정적이지만, 관세 효과가 본격화하면 상품과 서비스 전반에 상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 ▲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통화정책회의 결과 전망. 출처=시카고상품거래소페드워치 홈페이지 갈무리ⓒ시카고상품거래소페드워치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의 집계를 보면 시장은 CPI 발표 직후, 9월 0.25%P 금리 인하 가능성을 94.4%로 높였다. 이는 발표 전날(85.9%)보다 8.5%P 뛴 수치다.
그러나 연준 내부에는 신중론도 여전하다. 관세발 물가 상승 압력과 고용 시장의 변화 등을 감안해, 금리 인하 시점과 속도를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제프리 슈미드 미국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미친 영향이 지금까지 미미하다고 해서 이를 금리 인하의 기회로 삼아선 안 된다"며 "오히려 현재 통화정책이 적절하다는 신호로 해석해야 한다"는 신중론을 밝혔다.
토머스 바킨 미국 리치먼드 연은 총재도 같은날 "인플레이션과 고용 가운데 어디에 무게를 둘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이후 추가 인하는 물가와 고용 지표 추이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장이 바라는 '금리 인하 속도전'과 연준의 신중한 접근 사이의 줄다리기가 팽팽한 가운데, 향후 금리 인하의 결정적 변수는 관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