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감히" … 일부 당원, 조경태에 강력 항의"미꾸라지, 약장수" … 안철수, 전한길 맹폭김문수, '민주당 해산' '이재명 탄핵'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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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가 열린 12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조경태(왼쪽부터), 장동혁, 안철수, 김문수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무대에 올라 공정경쟁 준수 서약을 하고 있다. ⓒ뉴시스
12일 부산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합동연설회도 일부 당원들의 야유로 난장판이 됐다. 국민의힘은 지난 합동연설회에서 '배신자' 연호를 주도한 한국사 강사 출신 보수 유튜버 전한길 씨에 대한 출입금지 조치를 내렸지만, 일부 강성 당원들은 찬탄(탄핵찬성)파 후보들을 향해 비난을 쏟아내면서 지난 8일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벌어진 소란이 재연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부산 벡스코에서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를 개최했다. 연설회에 앞서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벡스코에서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열고 "비전과 경쟁의 장으로 이번 전당대회를 성공시키자"며 "지지하지 않는 후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하거나 욕을 하는 행위, 당내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행위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송 위원장의 당부에도 일부 당원들은 찬탄파 후보자 연설 중 '배신자'라고 적힌 피켓을 들거나 자리에서 일어나 손가락질을 하는 등 비난을 퍼부었다.
당권주자 중 첫 번째로 연단에 오른 조경태 후보의 정견연설은 일부 강성 당원들의 '배신자' 연호가 쏟아져 지연됐다. 조 후보를 향해 '너 따위가 감히 대통령을 모욕해?' '주제를 알고 빨리 나가!'라고 적힌 피켓을 보이는 당원도 보였다.
사회자의 제지로 당원들의 야유가 잦아든 후 입을 뗀 조 후보는 "국민의힘이 정권을 잡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느냐. 그런데 민주당에 정권을 갖다 바친 건 불법계엄한 윤석열 전 대통령"이라며 "따라서 우리 당을 배신한 배신자는 윤 전 대통령"이라고 외쳤다.
이는 전 씨가 지난 8일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당원들이 찬탄파 후보들을 향해 '배신자'라고 외칠 것을 유도한 것에 대한 맞대응으로 해석된다.
조 후보는 또 "우리 당이 앞으로 정권을 잡기 위해선 합리적 중도로 가야 한다"며 "우리 국민의힘은 해당 행위를 하는 해당꾼들을 몰아내지 않고선 미래가 없다"고 정조준했다.
조 후보의 발언이 끝난 뒤 반탄(탄핵반대)파 장동혁 후보의 정견연설이 시작되자 조 후보의 지지자들은 일제히 연설회장을 떠났다. 그러나 장 후보는 "입법에 의해 헌법기관인 사법부를 장악하고 검찰을 해체하는 것은 '법의 지배'를 가장한 계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과 언론의 입을 틀어막고 사법부를 겁박해서 5개의 재판을 멈춰 세운 것이야말로 소리 없는 계엄"이라며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고 보수 정권을 다시 세우기 위한 싸움을 내가 시작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찬탄파 안철수 후보는 "지금 국민의힘에서 목소리를 키우고 있는 사람들을 보라. 계엄에 찬성하고, 윤 어게인을 신봉하는 한 줌의 극단 세력에 빌붙어 구차하게 표를 구걸하고 있다"며 김문수·장동혁 후보를 직격했다.
안 후보는 전 씨를 '비루한 광대' '미꾸라지' '거짓 약장수'에 빗대 맹폭했다. 그는 "한 마리 미꾸라지가 난동을 부려 국민의힘 지도부를 모욕하고 전대 후보자들을 멸시하고 당원들에게 치욕을 줬다"며 "거의 모든 언론이 전대와 후보 주장보다도 전대 난동 사건으로 지면을 덮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길(친전한길) 당대표, 윤 어게인 당대표를 세우면 어떻게 되겠나"라며 "이재명 민주당이 파놓은 계엄정당, 내란정당 늪에 그대로 빠지는 것이다. 우리 당을 이재명에게 스스로 갖다 바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 국민의힘은 계엄, 탄핵, 극단만 연상되고 있다. 이제 과거의 굴레를 끊고 새로운 선택을 해야 한다. 안철수가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반탄파 김문수 후보는 "내란특검에 동조하면서 우리 당을 내란동조 세력이라고 하면 내부총질을 하면 안 된다"며 찬탄파 후보들을 저격했다.
김 후보는 "더 이상 분열하면 개헌 저지선 100석이 무너진다"며 "그 순간 이재명은 장기 집권을 위한 개헌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강력한 대여투쟁을 약속했다. 김 후보는 "헌정 질서를 파괴하는 이재명을 반드시 탄핵의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며 "자랑스러운 국민의힘을 지키고 민주당을 해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고위원 후보 연설회에서도 지난 대구 합동연설회에서 논란이 불거진 '배신자론'이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다.
자신을 배신자라고 소개한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는 "배신자라는 말을 가장 많이 쓰는 데가 조폭 집단과 북한 수령제 사회"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배신하지 않아야 할 것은 대통령이나 권력자, 기득권이 아니다"라며 "국민의 믿음과 신뢰를 저버려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8일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소란을 피워 출입금지 조치된 한국사 강사 출신 보수 유튜버 전 씨는 연설회장 진입을 시도하지 않고 행사장 인근에서 유튜브 생중계 방송을 진행했다.
전 씨는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전한길에 대해 입장 금지 조치를 했기 때문에 저는 들어갈 수 없다"며 "억울한 면도 있지만 평당원으로서 지도부 결정을 대승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부산=황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