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계 인사들 유죄 판결 윤미향에 사면 축하인권운동 명함 달고 활동했으나 현실 외면現 여성단체들도 윤미향 사면 비판野 "윤미향 응원은 그를 풀어준 공범인 셈"
  • ▲ 정의기억연대 후원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미향 전 의원이 2023년 7월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5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서성진 기자

    광복절 특사로 사면·복권된 윤미향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성 인권 신장을 주장한 인사들에게서 공개 축하 메시지를 받았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겉으로는 여성 인권을 외치며 위안부 할머니 기부금을 횡령한 윤 전 의원을 감싸는 "전형적인 좌파의 위선"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전 의원은 자신의 사면 소식이 알려진 전날 페이스북에 "고맙습니다"라는 짧은 글을 올렸다.

    해당 게시글에는 이날 오후 기준 약 3000여 명이 '좋아요'를 눌렀고, 77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댓글을 단 인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여권 여성계 출신 인사들이 눈에 띄었다.

    민주당의 전국여성위원회 부위원장 등 여권의 여성계 주요 직책을 맡아온 윤유선 국회의장실 정책비서관은 윤 전 의원의 게시글에 "고생 많으셨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윤 비서관은 여성 인권 단체인 '한국여성의전화' 등에 소속돼 활동한 이력이 있다.

    이재숙 전 청주시 의원도 윤 전 의원의 게시글에 "마음 아프다. 그동안의 마음 고생 이제는 인권운동가로 날개를 펴시길 바란다"면서 응원의 댓글을 남겼다. 이 전 의원은 20대 대선 이재명 대통령 선대위에서 여성위원회 충북여성공동본부장을 지냈다.
    ▲ ⓒ윤미향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좌파 진영에서 '인권운동가'라고 불리는 인사들도 사면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고은광순 씨는 해당 게시글에 "간첩을 제 손으로 조작하고 끝내 간첩이라 믿는 XX들이 있다. 모지리들"이라는 댓글을 통해 윤 전 의원을 두둔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과 배우 김부선 씨의 스캔들을 폭로한 인물이기도 하다. 고은 씨는 2018년 페이스북을 통해 "문제는 사생활이 아니다. 증거가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으로 뻔뻔하게 오리발을 내미는 것이 경악스럽다"고 했다.

    또 지난해 총선 직전 김준혁 민주당 의원의 '이대생 미군 성 상납' 발언을 두고 "자신의 이모의 일"이라고 주장했다가 거짓말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친여 성향의 여성계 인사들이 잇따라 윤 전 의원을 두둔하는 대목은 윤 전 의원의 사면을 비판한 여성단체의 입장과 대조적이다.

    여성인권단체인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윤 전 의원 사면 발표에 앞서 논평을 통해 "후원금 횡령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윤미향의 직업은 다름 아닌 국회의원이었다"며 "불법적 부를 축적한 권력자들을 핀셋처럼 선별해 사면하려는 대통령의 의도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야권에서는 '좌파들의 위선'이라고 꼬집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국민주권정부가 아닌 전과자주권정부가 범죄 주도 성장을 하고 있다"며 "그 진영의 사람끼리 범죄 파티를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도 통화에서 "민주당은 더는 위안부 할머니 피해자들을 입에 올려서는 안 될 것"이라며 "결국 자신들이 대변하겠다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밥벌이로 이용한 것인데, '좋아요' 누르고 응원 댓글을 다는 사람들도 결과적으로 여론을 형성해 윤미향을 풀어준 공범이나 마찬가지"라고 직격했다.
손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