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조국, 야당 인사 … 사면 대상 李 측근 아냐"여당 대표 정청래 "조국은 여권 … 사면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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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왼쪽)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대통령실사진기자단·뉴데일리DB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사면과 관련해 대통령실과 여당의 미묘한 시각차가 감지된다. 대통령실은 조 전 대표를 '야권 인사'로 분류하며 이재명 대통령과의 거리감을 둔 반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조 전 대표를 '여권 인사'라며 친밀감을 드러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전날 발표된 광복절 특별사면에 대해 "여당보다 야당 쪽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며 조 전 대표를 '야권 인사'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정부는 광복절을 앞두고 단행한 특별사면 대상에 27명의 정치인을 포함했다. 이 가운데 조 전 대표를 비롯해 19명은 친문(친문재인)계 또는 윤석열 정부에서 야권으로 분류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현재 범여권에 해당하는 인사들이었다. 범야권 인사는 홍문종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 등 8명이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현재 집권당인 민주당 소속이 아니라는 이유로 범여권인 조국당의 조 전 대표도 '야당 인사'로 분류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여당을 민주당이라고 본다면 조국혁신당은 분명 야당"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이 대통령의 가장 측근이라고 하기 어려운 분들이 주로 사면 대상"이라고 언급해 범여권의 사면 대상 인사들과 거리감을 둔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정 대표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광복절 특사 여권 조국·최강욱 등, 야권은 홍문종·정찬민도 포함"이라며 "이 대통령의 고유권한인 특별사면을 존중하고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조국·최강욱 등 고생 많았다. 축하한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조 전 대표 외 국민의힘에서 요청한 인사들도 특사 대상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취지로 보이지만, 조 전 대표를 '야권 인사'로 분류한 대통령실과는 엇박자를 낸 대목이다.
친문계인 고민정 민주당 의원도 조 전 대표와 윤미향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윤건영 현 민주당 의원,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 등이 포함된 광복절 특별사면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고 의원은 "무도한 검찰 권력의 잘못을 바로잡아 준 이 대통령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반가운 이름이 참 많이 보인다"고 전했다.
조 전 대표를 둘러싼 대통령실과 여당이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여권 분화의 조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조 전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또는 부산시장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이를 통해 여권의 차기 주자이자 친문 진영의 구심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러면 친문과 친명 세력의 경쟁이 불가피해져 여권의 지지층도 분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앞으로 3년 동안은 포스트 이재명 대선 후보를 놓고 조 전 대표와 정 대표 등 경쟁이 본격화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여권 전체가 양쪽으로 갈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반면 민주당과 조국당의 합당을 통해 외연을 확장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전날 시사IN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찬반이 있지만 (양당이) 합당이 되리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박 의원은 "사람들이 조 전 대표가 서울시장 혹은 부산시장 선거에 나간다고 하는데 나는 모르겠다"면서 "이념이 같고 목표도 같다면 조국혁신당과 민주당이 합당해 지방선거, 총선, 다음 정권 재창출까지 해야 우리나라가 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손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