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80주년 맞아 전국 돌며 품평회 … 서울 본청에 시민 200명 모였다"사진이랑 색감·디테일 완전 달라" '온라인-현장' 반응 엇갈려경찰, 18일 기본안 뽑고 10월 '경찰의 날'에 최종 모델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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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참수리홀에서 열린 시민과 함께하는 경찰복제개선 현장 시제품 시민 품평회에서 새 경찰복 시제품이 소개되고 있다. 2025.08.11. ⓒ김상진 기자
11일 오전 9시 40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지하 1층 참수리홀 강단 위에는 새 경찰복을 입은 경찰관 모델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강당 안으로 들어온 시민들은 강단 위로 올라가 옷의 재질을 손끝으로 만져보고 포켓 위치와 봉제선을 살피며 사진을 찍었다. 앞서 온라인에선 '작업복 같다'는 비판이 쏟아졌던 바로 그 시제품이다.
행사 시작 직전 한 경찰 관계자는 "사진만 봐선 질감을 알기 어렵다"며 자리를 안내했다. 강당 곳곳에는 QR코드가 붙어 있었다. 스캔하면 온라인 설문으로 연결되기도 했다.
품평회는 오전 10시께 유재성 경찰청장 권한대행이 입장하며 시작됐다. 유 대행은 "경찰 제복은 위험한 순간 시민들이 가장 먼저 마주하는 상징"이라며 "활동성과 편의성을 높여 현장 대응을 원활하게 하고 시민에게 안도감을 주는 이미지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2015년 종합 복제 개선 이후 10년 만의 개편"이라며 "그동안 색상, 단추, 조끼 등 부품이 각자 발전했지만 실제로 함께 착용해보면 조화롭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는 '밸런스 디자인 전략'을 통해 외근복과 장구, 신발까지 균형을 맞추겠다"고 설명했다.
국민대 박주희 교수는 디자인팀의 접근법을 '필드핏 밸런스 디자인'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기존의 이미지를 유지하되 불편한 점을 개선하고 발달된 소재를 적용했다"며 모자 부착 방식을 똑딱이로 바꿔 착탈이 쉽도록 하고 조끼 색상 대비를 강화해 시인성과 권위를 높였다고 덧붙였다.-
- ▲ 1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참수리홀에서 열린 시민과 함께하는 경찰복제개선 현장 시제품 시민 품평회에서 새 경찰복 시제품이 소개되고 있다. 2025.08.11. ⓒ김상진 기자
◆"사진 속은 작업복, 실물은 경찰복"
현장 반응은 온라인 여론과는 달랐다. 경찰 합격자라는 20대 김모씨는 "사진으론 등산복이나 작업복 같았는데 실물은 색감이 어둡고 조화가 잘 맞았다"며 "색상을 더 어둡게 통일하면 조끼와의 조합도 좋아질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번에 경찰에 합격하게 되었는데 내가 입어야 하는 근무복이라고 생각하고 입교 전 품평회에 오게 됐다"면서 "인터넷으로 본 것과 실물이 다를 수 있으니 직접 가서 한번 보자는 생각이 들었었다"고 했다.
경찰행정학과 재학생 채모씨는 "너무 확 바꾸면 이질감이 생길 수 있다"며 "시민들도 경찰을 오래 봐 왔으니 기존 인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틀을 유지한 A안이 경찰 이미지와 더 어울린다"고 평가했다. 그는 "처음 인터넷 사진을 봤을 때는 '왜 이렇게 만들었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실물을 보니 '어 괜찮다'하는 정도였다"고 했다.
세명대 경찰학과에 재학 중인 이철민씨는 "학과 공지를 통해서 소식을 접해 오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SNS 사진으로 보니 작업복 같고 별로였는데 여기 와서 만져보고 하니 디테일도 신경을 많이 쓴 것 같고 실용적이게 만든 것 같다"고 했다. 특히 "모자 부착 방식을 똑딱이로 바꾼 점, 형광 바탕에 검정 테두리를 더한 조끼 디자인이 특히 인상적"이라고 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경찰은 시민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가장 먼저 마주하는 국가기관"이라며 "제복이 신뢰와 안정감을 줄 수 있도록 기능성과 시인성을 함께 고려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나온 의견을 반영해 10월 경찰의 날에 완성된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했다.-
- ▲ 1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참수리홀에서 열린 시민과 함께하는 경찰복제개선 현장 시제품 시민 품평회에서 새 경찰복 시제품이 소개되고 있다. 2025.08.11. ⓒ김상진 기자
◆전국 순회 마무리 … 18일 결과 발표
경찰청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전국 18개 시도경찰청에서 순회 실물 품평회를 진행했다. 경찰 점퍼, 외근복(근무모·조끼류), 기동복 등 품목별 시제품 2~3개 가운데 기본안을 뽑는 방식이다.
마지막 일정이었던 이날 서울 본청 품평회에는 시민 200여 명이 참석했다.
온라인 품평회는 지난 6일부터 오는 12일까지 7일간 진행되며 경찰청 홈페이지·SNS에 게시된 링크나 정부 소통 플랫폼 '모두의 광장'을 통해 시제품 사진 평가와 의견 제출이 가능하다.
실물·온라인 품평 결과는 오는 18일 공개되며 선정된 시제품은 디자인 보강과 시범 착용 과정을 거쳐 10월 21일 '경찰의 날'에 최종 모델로 발표될 예정이다.-
- ▲ 1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참수리홀에서 열린 시민과 함께하는 경찰복제개선 현장 시제품 시민 품평회에서 새 경찰복 개선 방향과 변화 등이 소개되고 있다. 2025.08.11. ⓒ김상진 기자

김상진 기자